조수석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며
이토 다카미 지음, 김지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행복해진다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야.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빙글빙글 돌아.
사랑을 하고 있을 때도 분노에 치가 떨릴 때도 언제나 도는 거야.
꼭 눈은 뜨고 있어야 해.
아무리 눈이 빙빙 돌아갈 것 같아도 제대로 뜨고 있어야 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오직 그것뿐이니까....... "
p182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그 간단한 걸 몰라서 여지껏 방황하는 무리가 참 많다.
그건 돈이나 지위, 성격, 사는 곳, 남녀 라는 성별조차 무관하다.
여기- 나름대로의 삶이 보장된 야마테 친구들을 보라.
우리의 주인공,
가오루는 야마테라는 부자 동네에서
우리나라도 치면 강남, 청담정도?
아버지의 돈으로 빨간 스포츠카에 멋진 여친까지 있는 친구다.
겉보기엔 그가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라 충분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그는 단 한번에 정리한다.

"바라건 바라지 않건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무대 따위는 없다.
호화롭고 즐거운 장면이 가득한 영화 속에서 살 권리만 남아 있다. "
p21

그러나 가오루의 여자친구는 부자동네 야마테쪽 사람이 아니다.
가오루의 여친 미오는 재개발이 확정된 니시쪽 사람.
우리나라랑면 강북쪽.
"타고난 운명부터 다르니까. "
"소소한 행복 따위는 넘쳐흘러도 아무 소용이 없어. "
p21
그도 그럴것이 더러운 길가에
골판지로 지은듯한 작은 단층집이 늘어선,
그런곳을 누가 사랑할 수 있겠냐?

하지만 서로는 그 두지역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아니, 적어도 가오루만큼은.

이런 평범한 고3을 보내는 가오루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시작된다.
단순한 싸움. 물론 남자들에게는 단순함이 아니다.
가오루의 친구가 차와 함께 니시쪽 아이들과 싸움이 나고,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야마테쪽 사람들이 싸움을 다짐한다.
야마테에서 톱으로 통하는 교모토는 싸움에서 빠지게되자
더 그런거겠지.

다들 그런 싸움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가오루.
"후지오도 사실 부드럽고 친절하며
패션과 헤어 스타일에 조금 민감한, 동네에 얼마든지 굴러다니는 평범한 남자애라고 말이다.
니시 구 녀석들도 패션은 조금씩 달라도 어디에나 있을 법한
남자애들 뿐이다.
그런데 야마테로서, 혹은 니시 구로서 모이는 순간
서로를 원망하게 되는건 왜 일까?"
p76

그러나 막연히 알고 있겠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안중에 두지 않고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게 훨씬 쉽다.
자신에게 평생 동안 거짓말로 일관하고 자신보다 뛰어난 녀석들을 가까이 두지 않응션 질투심에서 쉽게 해방된다. 그러나 그런 세계는 무미건조하다.
그런 까닭에 인정을 받으려고 발버둥을 치듯 싸움의 불똥을 퍼트리고 있다.
.
.
누군가가 나를 봐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행복이 아니라면
그딴 것 필요없다.
그런 감정을 나는 미오로 승화시키고
후지오는 니시 구와의 싸움으로 불태우고 있다."
p79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하게 만들어준 사람은
가오루 아버지의 새 애인, 시나씨.
가오루의 어머니가 될 생각도 없다면서,
미오를 대접해주고, 홈바에서 커피를 타주며
아버지와 똑같은 차를 몰던 .
그녀는 다른 애인들처럼 왔다가 다른 애인들처럼 떠나간다.
그리고
"세상은 빙글빙글, 빙글빙글 돌고 있으니까. "
p141
그녀의 말처럼 가오루에게는 모든게 빙글빙글 돌고 있다.

결국 니시구와 야마테는
야마테의 톱인 교모토가 니시구를 쳐들어가 벌인 싸움을 계기로
학교 행사인
미스 콘테스트를 틈타 싸움을 하게 된다.
싸움으로 미오와의 사이가 벌어진 가오루도 참가하기로 했지만
겨우 화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미오는 니시구와 가오루에게서 떠날 준비를 한 셈이였다.
모두가 싸움을 하는 그 시간,
가오루는 오직 미오를 잡기위해 떠나는 장소에서 기다리지만
미오를 만날 수 없었다.

그렇게 모든 일은
빙글빙글 돌았던 학창시절의 추억.
어느것이 진정한 행복이였는가 알 순 없지만
적어도 존재했던 그 순간은,
빛나고 있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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