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수업 -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윤태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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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소비는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준다. 나를 말해 주는것은 내가 어떤일을 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소비하느냐다. 내가 어떤 공간을 방문(소비)하고, 어떤 예술을 좋아(소비)하며, 또한 어떤 음식을 먹느지(소비하는지)가 나를 말해준다. 이때 소비는 본인이 의식하던 그렇지 않던 물건의 사용가치 이상의 이미지까지 소비한다. 이 이미지를 바탕으로 남들과 구별짓기를 하고자 한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소비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 알려준다. 그 중에는 내가 평소에 소비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도 많이 있었다. 몸짱이 되기 위해 헬스장에서 땀 흘리는것이 어떻게 소비인것인지, 최후의 개성으로 여긴 육체를 어떻게 물건을 구입하듯이 구입하게 되었는지 저자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몸은 투자에 따른 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투자처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소비의 이면에 깔려있는 "구별짓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소비는 기본적으로 남들과 구별짓기이며, 사실 개인적인 구별짓기가 아니라 문화자본의 차이에 따른 계층간 구별짓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상류계층을 동경하는 중간계층의 명품소비, 그리고 과소소비나 비과시적 소비를 통해 중간계층과 구별짓기를 하는 상류계층의 소비 알려주고 있다.


"그들은 마치 과소비의 천박성을 간파했다는 듯, 자신들은 그런 저차원적 욕구 충족을 달관했다는 듯, 온갖 현학적인 관념들로 자신을 합리화 하면서 그들을 비웃는다"


책을 읽으면서 반복적으로 머리속에 떠오른 키워드는 요즘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 이었다. 과소비를 줄이고 나에게 꼭 필요한 소수의 좋은 제품으로 구입하자는 이것은 소비를 줄이고 싶은게 아니라 사실 "구별짓기"가 아닐까? 위에서 언급한 상류계층의 과소소비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고, 사람들이 미니멀리즘에서 보는 이미지를 소비하는게 본질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모피어스가 준 빨간약을 먹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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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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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너무나 큰 기업인, 그래서 나도 이용하고 있는, 넷플릭스도 시작은 다른 스타트업과는 다르지 않았을것이다. 누군가의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로 시작하고,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겨우 겨우 서비스를 시작하고, 사용자의 반응에 환호하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터지고, 성장하고 그리고 다시 어려움을 겪는 그런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이 책은 넷플릭스를 창업한 마크 랜돌프가 사업을 준비하면서 부터 기업공개를 하기 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써 내려간 책이다. 너무나 생생하게 묘사를 해서 넷플릭스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현실을 잘 모사한 소설이라고 해도 믿을 수도 있을것 같았다. 스타트업이 겪게 되는 자금문제, 채용 문제, 생각처럼 고객이 늘지 않는 문제 그리고 그것을 하나씩 해결해 가는 과정, 그리고 위기를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업이 커진 후 초기 멤버가 교체되는 과정까지 마치 그자리에 있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면 기억을 떠올리게 해 줄것 같고, 경험이 없더라도 스타트업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읽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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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MIT 경제학자들이 밝혀낸 빈곤의 비밀
아비지트 배너지.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이순희 옮김 / 생각연구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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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난하지 않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지도 않았으며 자라온 과정에서 심각한 가난을 경험해 본 적도 없다. 물론 돈이 없어서 사고 싶은것을 못 사고 먹고 싶은것을 못 먹은 경우는 많지만 그런 경험 때문에 내가 가난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 입장이기에 가난한 사람들이 가지는 선택과 결정을 바라 볼 기회가 있을때 이상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저 사람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왜 이렇게 하지 않지? 이렇게 하면 좋아질것 같은데 왜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걸까?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하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그것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알려준다. 외부에서 봤을때 이상하게 보이는 행동들이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다른지를 알려준다.독자가 가난하지 않기 때문에 놓치고 있는 점을 일깨워준다. 사람이기 때문에 가지는 특성이 가난한 사람에게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려준다. 구체적인 예시를 소개하고 그 바탕에 깔린 심리와 이유를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아쉬운점은 읽는 내내 책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장별로 중심 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라는 말이 읽는 내내 튀어 나왔다. 충분한 예시와 이유 설명. 충실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궁금한게 원 제목은 "Poor Economics : A Radical Rethinking of the Way to Fight Global Poverty" 인데 한국어 제목은 왜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가 된걸까? 낚시 제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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