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오늘의 추리소설 - 첫 섹스에 관한 보고서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산다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계간미스터리'를 읽다가 책 한 곳에 실린 이 책의 광고를 보았다. 평소 우리나라 추리소설에 관심이 깊었던 탓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여름에 나오는 시리즈인 '올해의 추리소설'은 십년 전부터 계속하여 구입하여 왔고, 사실 이 책은 이제 두 번째다. 이 책 역시 시리즈겠지만, 그러므로 나의 컬렉션이 하나 더 늘게 되었기에 그지없이 기쁘다. 

추리소설을 읽는다는 건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독서에의 '유행'에 민감하지 못하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물론 외국의 유명 추리소설들, 다빈치코드 같은 소설은 예외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을 읽는다는 건 역시 유행과는 거리가 먼 독서행위이다. 추리소설을 읽을 때 스스로 나는 나를  아웃사이더라고 규정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행위를 함으로써의 위안이라고 할까, 재미라고 할까, 그런 유희도 없지 않아 있다. 다르게 생각하면...남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 그래서 그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재미를 나만이 발견할 수 있다는 기쁨을 적어도 나는 혼자 오래도록 누릴 수 있다. 그 기쁨이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이번 책에서 나는 여러 빛나는 문장을 발견했고, 작가들마다의 특색 있는 재미 역시 발견했다. 이 작가는 이렇게 사건을 풀어가는구나, 이 작가는 왜 이토록 이 문제에 치중하는 것일까, 아, 범인이 이자였구나...때때로 논리적인 사고가 다소 감성적인 휴머니즘 앞에 무너질 때도 있다. 또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게, 그 끈이라는 게 이렇듯 약하고 허술한 것이었단 말인가, 의문을 품을 때도 있었다. 추리소설은 사건을 다루고, 하여 인간의 극한 감정이 작가에 의해 마구 들쑤심을 당할 수도 있다. 이 경험은 짜릿하면서도 유쾌하다. 내가 추리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바라건대, 다음 책에서는 원로작가들, 김성종, 김남 같은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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