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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기술 -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최영민.박미진.오경문 지음 / 고래북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책을 두 권 샀다. '윤희본의 진돗개 이야기'와 제목이 긴 '소리치지 않고 야단치지 않아도 아이가 달라지는 잔소리 기술'
둘 다 아들놈 때문에 산 책이다.
한달전부터 강아지를 사달라고 어찌나 졸라대는지, 말을 너무 안 들어 애엄마가 난생 처음으로 회초리를 든 모양이다. 어릴 때는 안 그러던 녀석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도대체가 말을 안 듣는다. 뭐든지 자기 뜻대로만 하려고 하고, 특히 엄마 말을 안 들어 애엄마와 실랑이를 자주 벌인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들어 애엄마의 잔소리가 보통 는게 아니다.
또 아들녀석이 어디서 무얼 봤는지 강아지를 사달라고 떼를 쓰는데, 그것도 애완견이 아니라 진돗개를 사달라고 졸라대서.. 책을 먼저 보자고 진돗개 책을 샀다. 그런데 아이가 보기에는 조금 어렵다. 어쨌든 '윤희본의 진돗개' 책은 나중에 하고....
'잔소리 기술'은 제목 때문에 골랐는데... 요즘 들어 잔소리가 엄청 늘어가는 애엄마 보라고 고른 책인데 애엄마가 금방 다 읽더니 나에게도 한번 보라고 해서 봤다.
잔소리하는데도 기술이 필요한가 하는 시큰둥한 마음에 몇 장을 넘기다가... 그런데 '잔소리와 대화를 구분 못하는 부모' 편에서부터 눈이 커졌다.
책 내용대로라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이 되었다. 분명히 나도 아이가 서두르면 다급한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아이의 잘못을 지적했고, 또 나의 감정 상태를 나열했기 때문이다.
책대로라면 나도 잔소리형 부모일 가능성이 컸다. 우째 이런 일이... 난 그 동안 내 아이들에게는 잔소리 안한다고 자부해왔는데 그리고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갈수록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특성을 너무 몰랐다는 자책감도 들었고, 아이와의 대화도 나 위주로 해왔구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좋았던 점은, 저자들이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의 특성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특히 아이들의 눈치가 백단이라는 말은 우리 아들을 보면 정말 공감되는 내용이었다.
'잔소리 잘하는 법'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어릴 때 나 역시 잔소리를 싫어했고, 특히 비교당하는 걸 아주 싫어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나도 가끔 내 아이에게 그런 비교를 했다는 걸... 책에서 말한대로 어른이 되면 아이 때 일을 잊어버리나 보다.
또 한가지 좋았던 건 책을 읽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엄마가 왜 그렇게 이 책을 빨리 읽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설명할 때 실제로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예로 들어서인지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다른 내용들도 좋지만 특히 책 끝부분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부탁하는 내용이 머리속에 계속 남는다.
'다른 책은 안 보더라도 자녀가 생기면 자녀교육에 관련된 책 몇 권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 대부분은 책 안에 있다는....'
이 책을 보다보니 반성이 저절로 되었다.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자녀교육에 관한 책 한 권도 안 봤다는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