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천에게 배우는 흙집 짓는 법 - 내 손으로 짓는 최고의 생태주택
조영길 지음 / 황소걸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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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꿈이 있다. 나이가 들면 어릴 적 자란 고향 같은 시골에 내 손으로 흙집을 짓고 살고 싶은 꿈.
그 꿈을 위해 시간 있을 때마다 관련된 자료를 모으고 있다. 특히 내가 무역과 관련된 일을 해서 외국을 자주 나가는데 외국에 나갈 때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그곳 교외로 나가본다. 특히 유럽 쪽이 괜찮은데 그 중에서도 독일 같은 곳에서는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 독일에는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친환경적으로 만든 주택이 눈에 띈다.
이 책은 오래 전부터 내 관심을 끌었다. 표지 그림을 보고 아,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어 예전에 사놓았었는데 시간이 없어 이번 연휴에야 다 읽었다.
첫 느낌이 내가 본 외국 어떤 집보다 좋다는 거였다. 가장 우리 것다운 집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좋은 흙집이 왜 안 알려졌는지 모르겠다. 나도 이 책을 보기 전까지는 흙집에 대해 잘 몰랐다. 옛날 시골에서 보았던 흙집이 전부였다. 손으로 문대면 흙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지는 그런 흙집 밖에 몰랐었다.
목천흙집도 조금 발전해서 고쳐지기는 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흙집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책 내용대로라면 목천흙집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집이다. 내가 외국에 나갈 때마다 흙으로 지은 집을 많이 찾아보았는데 딱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옛날 우리 시골 흙집처럼 재래식 흙집이거나, 아니면 공장에서 만든 무엇을 섞어 흙을 시멘트처럼 만든 집.
그런데 목천흙집은 전혀 다른 집이었다. 어떻게 흙으로 이렇게 지을 수 있지 하는 의심이 들어 사이트를 뒤져 목천흙집 홈페이지에 가봤다. 정말 멋진 집들이 있었다. 이번 일 끝나면 한번 방문하겠다는 글을 남겨놓았는데 진짜 시간을 내서 꼭 한번 가보려고 한다.
목천 조영길 씨는 책도 아주 재미있게 썼다. 400페이지가 넘는 책을 하룻만에 다 보았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내가 꼭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도 농담까지 섞어가면서 설명하는 입담이 보통이 아니다. 책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하질 않게 해주었다.
또 조영길 씨는 설명하면서 한 군데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아주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글을 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기초돌 놓기’에서 왜 자꾸 높이 쌓지 말라고 하는지 이상했었다. 조영길 씨는 기초돌을 높이 쌓지 말라고 은근히 강조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책 뒤쪽 봉당돌리기를 읽고야 알았다. 기초돌을 높게 쌓으면 봉당도 높게 쌓아야 한다는 대목을 읽고 난 무릎을 쳤다. 이렇게 정밀하게 집짓는 방법을 입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러웠다. 집 전체를 머리 속에 완전히 넣고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 종횡으로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도 아주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설명도 딱 맞게 되어 있다. 책을 지금 막 다 읽은 내 마음 같아서는 책만 보고도 이 흙집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 책 살 때는 굉장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충분히 비쌀만했다. 이 정도 정보를 준다면 전혀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다. 요즘 겉모습만 그럴 듯하게 만들어 가격만 비싸게 매기는 책에 비해 속이 꽉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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