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감동을 주었던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내이름을 불러 줘>
에 이어서 이번에 만나본 고학년문고 두 번째 책은
<뽑기의 달인> 이랍니다.
책 제목은 뽑기의 달인이지만 실제 이 책 속에는
개성 있는 6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고 <뽑기의 달인>은
그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는 엉뚱한 발레리나에요.
엉뚱한 발레리나의 의미는 엉덩이가 뚱뚱한 발레리나였네요.
외모에 상처를 받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뚱뚱하지만 발레 공연에서 주인공을 맡을 만큼 실력이 뛰어난
수지를 보면서 몸매가 날씬하고 예쁜 아이들만
발레를 잘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주는데요.
엉뚱한 발레리나의 수지를 보며 아이들의 자존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볼 수 있는 매력적이고 멋진 이야기였어요.
두 번째
이야기는 뽑기의 달인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는 아이 영찬이의 이야기에요.
평소에도 늘 운이 없는 영찬이는
뽑기를 해도 꽝 아니면 삼등이 나오는데요.
운 좋게 한 번 더! 라고 쓰인 종이를 뽑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요.
뽑기왕 요런 뽑기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거예요.
저도 많이 해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쉽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
한 번 더! 라는 기회로
다시 한번 뽑기를 했을 때
일등을 뽑은 영찬이는 일등 선물인 퍼펙트 건담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또다시 뽑기에 도전했는데 또 일등이 나와
친구들 사이에서 뽑기의 달인으로 유명해지지요.
일등이 두 번이나 나왔지만 아쉽게도 영찬이의 운은 여기
까지었네요.
일등을 뽑기 전보다 그 후 운이 더 나빠졌다고 생각하지만
영찬이는 운이 좋다고 다 좋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뽑기의 달인 메인 제목으로 선정될 만큼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재밌게 읽었네요.
세 번째 이야기는 화해하기 일 분 전 이에요.
제목 그대로 친구와 화해를 하기 일 분 전까지 모습만 담고 있어요.
과연 화해를 했는지 더 궁금하게 만들더라고요.
이 책 속의 주인공처럼 절친과 원수처럼 지낸다면
화해하기 정말 힘들 텐데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자존심만 내세우기보다는, 용기 없는 부끄러운 모습보다는
먼저 손을 내밀어 사과하고 화해하는 게 더 멋지다는 걸
아이들에게 일깨워주는 이야기랍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빵빵 터지는 봉만이에요.
제목만 보면 빵빵 터지는 유쾌한 이야기 같았는데
알고 보면 참 감동적인 이야기에요.
몸이 아픈 형 때문데 생각이 많아진 봉만이는
형과 함께 놀고 싶지만 쉽지 않아요.
그래도 형에게 맞춰주는 멋진 동생 봉만이
결국 형에게 웃음을 주게 된답니다.
아무리 웃긴 얘기에도 웃거나 울지 않았던 형이
TV 개그 프로그램 볼 때만 웃곤 하는데
이젠 놀이터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주는 봉만이 덕분에
TV보다 놀이터가 좋아진 형의 모습을 볼 수 있어
훈훈해지네요.
다섯 번째
이야기는 비밀 편지에요.
요즘에도 비밀 편지를 쓰는 아이들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 학창시절에만 해도 손 편지 많이 오갔는데
편지라는 걸 안 써본 지가 언제적인지...
지금은 아이들이 문자나 톡을 많이 하다 보니
편지 쓰는 일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비밀 편지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좋아하는 진구 오빠가
주인공과 친한 소라 언니를 좋아하는 걸 알고 처음에는
도와주려고 중간 역할을 하는데요.
정작 소라 언니가 진구 오빠한테 관심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또 의도치않게 진구 오빠가 소라 언니에게 쓴 편지가 없어지는 바람에
전해주지 못하고 직접 편지를 써서 진구 오빠에게 답장을 하지요.
결국 진구 오빠와 소라 언니를 연결해주지는 못했지만
주인공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마지막 여섯 번째 이야기는 나중에 할게에요.
민구가 아람이 절친 유라 욕을 아람이에게 문자로 보내면서
마지막에 나중에 할게라는 말을 남기게 되는데요.
맞장구쳤던 유라는 나중에 할게라는 말 때문에
자꾸 오해를 사자 억울하기만 하지요.
일기 스타일의 이야기라 더 재밌게 보기도 했지만
제목 그대로 문자 메세지에 남긴 '나중에 할게' 라는
말 때문에 어른들이 오해하는 해프닝에 더 재밌더라고요.
여섯 개의 이야기로 담긴 이번 고학년 문고 두 번째 이야기
아이들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는데요.
여섯 개의 이야기 뒤에 주인공이 없는 뒷 이야기
작가의 말 부분도 읽어보면 또 다른 의미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사실은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
작가는 딱히 주인공을 정해둔 건 아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인물들에
제 스스로 초점을 맞추고 생각한 거 같아
이 책을 다시 넘겨 보게 되더라고요.
주인공은 정해져 있지 않으니 주인공을 찾지 말라고 하는
작가의 말을 새겨 보면서 이 책 속에 나오는 모든 아이들의
시각에서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 역시 이 책 속의 친구들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도 될 거 같네요.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두 번째 시리즈까지 만나보니 그다음 편도
또 기대하게 만드는데요.
얼른 세 번째 책도 만나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