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머릿속을 스친 소재는 매우 쉽게 기억에서 사라지곤 한다. 신발 끈을 묶기 시작할 때 언뜻 생각난 괜찮은 소재가 신발 끈을 다 묶고 나니 감쪽같이 사라져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 오전 내내 도대체 내가 그때 생각해낸 게 뭐였는지 떠올려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다시 생각해낼 수 없었다. 지금도 그게 뭐였는지 모른다. 가끔은 그런 일을 겪은 뒤에 겨우겨우 그걸 다시 떠올렸지만 다시 기억해내려고 안간힘을 쓴 것에 비해 별로 좋은 소재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무척 허무해하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떠오른 소재는 반드시 어딘가에 메모해두어야 한다. 생각보다 소재에 대한 생각은 아주 쉽게 잊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