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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욜라숲의 고양이들 - 어린이 환경동화
이태훈 지음 / 한사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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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게 좋은 책이네요.
길고양이 볼 때마다 삐욜라 숲의 고양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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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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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독서카페 가치독서에서 같이 읽었습니다.*


슬픈 책이다.

대놓고 슬픈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라 그냥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인데,

그 이야기가 너무나 사실적이서 슬펐고, 그 슬픔을 느낄 줄 아는 나 자신이 슬펐다.


소설 속의 한 문장처럼, 타인의 상처에 깊이 공감하는, 쓸모없고 해가 되는 재능.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대학 강사와 나의 이야기.

용산 참사가 이 소설의 주제는 아니었지만,

난 이 작품을 읽고 나서야 용산 참사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았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내가 살던 동네가 사라지는 경험, 단순히 사라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경험.

그러니까 추억이 피로 물드는 그런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다.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세상 탓하면서 해소되지도 않을 억울함 느끼는 것 바라지 않아.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 그냥 무시해버렸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상처의 원인을 헤집으면서 스스로를 더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억울해도 세상 탓 하지 않고 오롯이 내 책임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좀 더 채찍질하며 살아가면 좀 덜 억울하려나.


[몫]

앞의 작품과 연작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대학 편집부의 이야기.


[일 년]

정규직과 계약직 인턴의 이야기


[답신]

형부를 폭행하고 감옥에 수감 중인 동생의 이야기.

이 작품을 읽고는 눈물이 났다.

언니의 삶도, 그 언니의 삶을 구하고 싶어했지만 끝내 가해자로 낙인찍히며 피해자가 된 동생의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머리를 한 대 얹어맞은 느낌이었는데..

나 역시도 언니를 피고인석에 앉혀놓고, 언니의 삶을 틀리다고 판단하며 쭉 읽어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언니는 소설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언니가 지키고자 했던 게 무엇인지 독자는 전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왜 언니를 비난하고 있었을까...

[파종]

그나마 희망적인 결론을 보이는 소설. 유일하게 남성(오빠)이 악하게 그려지지 않는 소설.


[이모에게]

엄마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모의 이야기.

독신 여성으로 살아가며 조카를 돌봐주는 이모는, 어떤 마음으로 살을 살았을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홍콩에 살고 있는 딸과. 엄마의 이야기.

친엄마보다 시어머니를 더 가깝게 느끼는 딸의 마음을 알 것도 같은데,

아이를 낳고 보니 벌써부터 그 마음이 슬프고 서운하다.

엄마에게는 최선이었을 모든 상황들이 딸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거겠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단편적인 마음만 가지고는 아이를 키울 수 없을 것이다

아이가 원하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것들이 엄마의 입장에서는 있을텐데.

아직 거기까지는 경험해보지 않아서, 일방적인 (딸의) 입장만 지니고 있다.

나중에 읽으면 좀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었다.


남자의 삶과 여자의 삶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아직까지는 여성에게만 부과하는 불편한 무게들을.

그래도 남성 등장인물들을 다 나쁜 사람처럼 묘사한 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ㅎㅎㅎ

며칠 만에 후루룩 읽어버렸는데, 이렇게 읽고 끝내기엔 너무나 아까운 작품들로 가득하다.

두고두고 아껴서 자주 꺼내 읽어야지.




그녀는 타인의 상처에 대해 깊이 공감했고, 상처의 조건에 대한 직관을 지니고 있었다.

글쓰기에서는 빛날 수 있으나 삶에서는 쓸모없고 도리어 해가 되는 재능이었다.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세상 탓하면서 해소되지도 않을 억울함 느끼는 것 바라지 않아.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 그냥 무시해버렸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상처의 원인을 헤집으면서 스스로를 더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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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례식에는 어떤 음악을 틀까? - 어느 서른 살의 우울증 극복기
여행자메이 지음 / 얼론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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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느끼는 큰 고통 중 하나는 외로움일 것 같다.

분명히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하는 질병인데,

그 어려움을 헤어려주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부터도 그렇다, 내 우울함에는 관대하지만 타인의 우울함에는 관대하지는 못하다.

'어느 서른 살의 우울증 극복기'라는 부제는 그래서 읽기 전부터 마음의 벽을 세우게 했다.

아직 서른 살인 어린 애가 우울증이라고 징징대는 글을 써놨겠군,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징징대는 글을 전혀 아니다.

매우 적극적으로 우울함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업으로 삼던 사람에게 코로나는 분명히 큰 타격을 주었을 것이다.

저자의 우울함을 개선시킨 방법은 무엇일까?

솔직히 내가 보기엔 뚜렷하게 이거다 하는 건 아직 없어 보인다.

"

암벽을 한참 오르다 보면 세상에는 그 무엇보다도 작아진 나와 생존 욕구만이 남는다.

그간 나를 짓누르던 고민들은 한없이 사사로워져 가벼운 바람결에도 날아가 버린다.

손에 힘이 풀리거나 발이 미끄러져 추락을 하면 거기서부터 다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한 발 한 발 오른다.

추락을 했다고 해서 자기 연민에 빠질 틈이 없다.

자꾸만 나를 바닥으로 이끄는 중력을 거스르며, 잊을만하면 나를 잠식하던 우울을 닮아있는 그것을 이겨내며,

묵묵히 오른다."

그냥 인생은 늘 행복할 수는 없다는 걸 받아들이고, 그저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정답이지 않나 싶다.

정답을 안다고 정답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울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찬란”하니까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는거다.

암벽을 한참 오르다 보면 세상에는 그 무엇보다도 작아진 나와 생존 욕구만이 남는다.
그간 나를 짓누르던 고민들은 한없이 사사로워져 가벼운 바람결에도 날아가 버린다.
손에 힘이 풀리거나 발이 미끄러져 추락을 하면 거기서부터 다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한 발 한 발 오른다.

추락을 했다고 해서 자기 연민에 빠질 틈이 없다.
자꾸만 나를 바닥으로 이끄는 중력을 거스르며, 잊을만하면 나를 잠식하던 우울을 닮아있는 그것을 이겨내며,
묵묵히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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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나와 일 - 돈과 일, 그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
이원지 외 지음 / 얼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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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도시인의 월든> 이라는 책을 읽었다.
현대 도시인의 보편적인 정서에 맞서서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것도 되지 않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그와 정 반대로 제목부터 직설적이다.
<돈과 나와 일>.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13인 저자가 돈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튜버, 요리사, 기자, 작가, 배우 등 각자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고 돈을 대하는 태도도 다양하다.
어느 책이 더 와닿았냐고 하면 단연코 후자다.

십 년 전, 월든같은 삶을 살아보려고 시도해본 적도 있다.
첫 직장을 퇴사하면서 다시는 직장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었다.
버스비도 아까워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한동안은 좋기만 했다.
날씨 좋은 날 공원 벤치에 누워서 움직이는 구름을 보고 있으면
이런 게 여유로운 삶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간은 많았지만 쓸 데가 없었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다. 바꿔 말하면 돈 없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넘쳐 나는 시간에 반비례 하듯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들었다.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는 건 회사 다니며 일을 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결국은 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직장 생활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그 후로 가장 길게 쉰 게 3개월의 출산휴가였다.

백일도 안 된 아이를 집에 두고 복직할만큼 일을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백일도 안 된 아이를 집에 두고 복직할만큼 돈을 좋아하긴 한다.
돈을 벌어서 여행은 다니고 쾌적한 공간에서 살며 자가용을 타고 다닐 수 있었다.
책을 살 때 고민하는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공간때문인데, 이것도 돈이 많으면 해결된다.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되니까.
그냥 단순하게 말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은 대부분 돈이 많이 든다.
돈을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건 아니지만, 지금보다 적게 쓰며 살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의 저자들이 돈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는 건 아닌데..
지금 내 상황이 그 어느때보다 돈벌이에 진심이다 보니
돈과 나와 일 중 “돈”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읽은 것 같다.

다 읽고 나면 책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지는 책.
돈과 나와 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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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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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새로운 상황이 가져다주는 불안, 아니 어쩌면 이 사내의 존재에 의해서 야기되는 흥분은 지금까지 장밋빛 날개를 지닌 커다란 새처럼 찬란한 시의 천공을 날아다닌다고 여겨졌던 저 멋들어진 정열을 자기 자신도 마침내 갖게 되었다고 믿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지금 자기가 영위하고 있는 이 고요한 생활이 지금까지 꿈꾸어 왔던 그 행복이라고는 아무래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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