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나와 일 - 돈과 일, 그 사이에서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법
이원지 외 지음 / 얼론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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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도시인의 월든> 이라는 책을 읽었다.
현대 도시인의 보편적인 정서에 맞서서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것도 되지 않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그와 정 반대로 제목부터 직설적이다.
<돈과 나와 일>.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13인 저자가 돈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유튜버, 요리사, 기자, 작가, 배우 등 각자 돈을 버는 방법은 다양하고 돈을 대하는 태도도 다양하다.
어느 책이 더 와닿았냐고 하면 단연코 후자다.

십 년 전, 월든같은 삶을 살아보려고 시도해본 적도 있다.
첫 직장을 퇴사하면서 다시는 직장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었다.
버스비도 아까워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지만
한동안은 좋기만 했다.
날씨 좋은 날 공원 벤치에 누워서 움직이는 구름을 보고 있으면
이런 게 여유로운 삶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오래 가지 못했다.
시간은 많았지만 쓸 데가 없었다.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다. 바꿔 말하면 돈 없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넘쳐 나는 시간에 반비례 하듯 통장 잔고는 점점 줄어들었다.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는 건 회사 다니며 일을 하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결국은 다시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 직장 생활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그 후로 가장 길게 쉰 게 3개월의 출산휴가였다.

백일도 안 된 아이를 집에 두고 복직할만큼 일을 좋아하느냐 묻는다면
망설이지 않고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백일도 안 된 아이를 집에 두고 복직할만큼 돈을 좋아하긴 한다.
돈을 벌어서 여행은 다니고 쾌적한 공간에서 살며 자가용을 타고 다닐 수 있었다.
책을 살 때 고민하는 이유는 가격이 아니라 공간때문인데, 이것도 돈이 많으면 해결된다.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되니까.
그냥 단순하게 말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은 대부분 돈이 많이 든다.
돈을 인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건 아니지만, 지금보다 적게 쓰며 살고 싶지는 않다.

이 책의 저자들이 돈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는 건 아닌데..
지금 내 상황이 그 어느때보다 돈벌이에 진심이다 보니
돈과 나와 일 중 “돈”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읽은 것 같다.

다 읽고 나면 책 이야기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지는 책.
돈과 나와 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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