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님 작가를 알게 된 건 2021년 <나의 두 사람> 책을 통해서였다. 담백한 글에 마음이 요동쳤다. 작가를 키워준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따뜻하면서 주름진 손 같기도 했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렇게 굴곡 있는 감정을 느끼기 힘든데 그때, 작가님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번 신작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를 읽으며 그 두 분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에 무릎에 힘이 풀렸다. 책을 덮은 후, 나의 생활을 하는 동안 두 분이 달님 작가님 마음에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신 게 믿기지 않았다. 간간이 많은 사람의 이야기 틈 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병원 생활과 꿈 이야기가 나올 때면 숨을 고르며 읽었다. 이번 책에는 그들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해서 좋았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달님 작가의 두 사람을 보았다. 치에코씨의 미화일기를 통해 곳곳에 있을 단정한 마음을 떠올렸다. 우리 아파트에도, 내가 가는 식당 건물에도 치에코씨가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은 후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윤기를 더하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인다.택시 기사님과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이 기사님 또 만나기 버튼>을 같이 눌렀다. 작가님 곁에서 말보다 따뜻한 밥을 내어주며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었다. p49몇 년 전까지 아이들은 하교 후 곧바로 오지 않고, 일부러 먼 길을 돌아서 오곤 했다. 본인이 어디에 사는지 또래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학교에서 곧장 돌아오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사랑은 그렇게 아이들이 걷는 길을 바꾼다. 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사랑은 걷는 길을 바꾼다. 사랑은 마음을 움직인다. 사랑은 보이지 않지만 어마어마한 일을 한다. 보이지 않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책을 통해 곳곳에 숨을 사랑을 발견한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있는 사랑을 확인하라고 말하는 듯 보인다. 책 속의 글처럼 ‘구질구질한 세계가 문득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을 본다.구질구질과 아름답게가 공존하는 세상 속, 구질구질을 볼 것인가? 아름다운 순간을 볼 것인가?를 자신에게 물어보게 하는 책이다.
생일이라는 주제는 늘 행복한 소재인데 동시집으로 만나니선물을 받는 기분입니다. 364+오늘. 이라는 시에서는그 날만 기다리는 마음이 잘 담겨져 있고, 지구가 너를 선물받은 날.이라는 구절이 너무 좋았어요. 선물상자안에 무엇이 들었을까? 같이 풀어보는 기분이었네요.이 동시집을 보며 선물을 골라도 좋을 것 같아요. 생일엔 케익 말고 동시집을 선물하고픈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