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전학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인류는 인종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사람들을 여러 인종으로 구분한다. 이 구분에 따라 각 인종에 해당하는 사회적 대우를 받는다. 우리는 알고 있다. 미국에서 백인은 '갑'이고 흑인은 '을'이며 나머지 인종들은 그 사이에서 '부분 갑'이거나 '부분 을'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 이민 초기 이탈리아 사람들이 흑인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도소를 습격하여 이탈리아 사람들을 사적으로 죽이는 사건조차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이탈리아 사람들을 흑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이처럼 백인에 대한 인정 여부는 역사적 산물이며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왔다. 훗날 아시아계 일부는 백인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흥미로운 부분은 인종과 노예제와의 관계이다. 이 책에서는 인종 구분를 통한 노예제의 성립이 역사적으로 형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백인 노동자와 흑인 노동자와의 연합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백인 노동자들에게 백인 정체성을 부여하고, 흑인 노동자에게는 흑인 정체성을 부여하면서 흑인을 노예로 두는 노예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미국 사회에서 인종은 지배를 위한 통치 도구로 발명되었다고 봐야 한다.

누가 뭐래도 미국은 '인종 국가'다. 미국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이 핵심에 바로 접근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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