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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축제에서 만날까?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81
실비아 보란도 지음, 이세진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4월
평점 :

표지의 그림부터 봄 냄새가 가득 나는 국민서관의 '봄 축제에서 만날까?'입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개구리의 발도 보이고 푸릇푸릇 새싹과 피어오르는 꽃봉오리도 보이네요.

재빠르게 달려가는 토끼에게 어디 가냐고 묻는 거북이. 토끼는 오늘 숲에서 열리는 봄 축제에 간다고 신이 나서 말해요. 토끼가 거북이에게도 갈 거냐고 물어보곤 그럼 이따가 만나자며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그 뒤로도 거북이는 봄 축제에 가는 고슴도치, 개구리, 청설모들도 만나요. 친구들이 모두 가니 아주 근사한 봄 축제가 되겠다며 잔뜩 기대한 거북이는 한 발씩 천천히 축제 장소로 갑니다. 이렇게 거북이가 느리게 가는 동안 길의 배경은 봄, 여름, 가을을 지나고 있네요.

그리하여 거북이가 도착한 곳에는 친구들이 아무도 없고 머릿속으로 그렸던 봄 축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어요. 실망감에 와락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곳에서 자신처럼 느린 달팽이를 만나 재미있게 놀며 둘만의 축제를 즐기게 됩니다.

앞서 동물 친구들이 자신을 지나치며 빨리 갔을 때 거북이는 뒤처진다는 걱정도 없이 봄 축제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어요. 아이의 느린 모습을 보며 걱정될 때도 있지만 거북이와 달팽이처럼 느려서 얻는 여유와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네요. 내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면 된다고 응원해 주는 '봄 축제에서 만날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