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하는 여자들
대니엘 래저린 지음, 김지현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박하는 여자들』,대니엘 래저린

“사실상 입장이랄 것도, 견해랄 것도 없어야 하는 사람. 자신에게 주어진 입장들과 견해들을 그저 수용해야 하는 사람. 텅 빈 농구 골대처럼 날아오는 공을 받기만 해야 하는 사람. 그런데 그 골대가 속으로 또 다른 공을 품고 있었다면, 그리고 그 공을 갑자기 선수를 향해 던져버린다면, 게임은 순간적으로 혼란에 빠지게 된다.” - 옮긴이의 말

“정말로 그랬나? 물론 정말로 그랬다. 말이 별로 없는 편인 남자애는 주변에 그 얘기를 다 떠들고 다녀서 화요일엔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된다. 그러나 너는 침묵을 선택한다. 네 남자 친구에게도, 그 개새끼에게도, 그 개새끼 여자 친구에게도. 그 여자애는 자기 남자 친구 말을 믿는다. 반박되지 않는 주장은 쉽사리 믿게 되니까.” - 「반박」

이 책의 원제는 ‘Back Talk’다. 의미상 가장 비슷한 한국 단어는 ‘말대꾸’일 것이라고 옮긴 분이 써두셨는데, 나는 어릴 때 ‘말대꾸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어른들에게서 많이 듣고 자랐다.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탓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왜?’라고 묻는 성격 탓이었다. 날 부르는 이유가 궁금해서 묻는 단순한 질문이었는데, 그때마다 집안 어른은 불같이 화를 내곤 하셨다. 아마 되묻지도 이유를 따지지도 않고 내가 따르길 바랐던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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