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의 밤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분명히 오스터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작년에 브룩클린 풍자극을 읽고 환상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본 후 이제 더이상 오스터에 감동받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브룩클린 풍자극은 물론 좋았지만)
신탁의 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야기들의 뒤섞임이다.
`나`는 자신의 소설을 이야기하고 그 소설의 주인공 `닉`은 또다시 `신탁의 밤`이란 소설을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들이 마구 뒤섞여 읽고 있는 내가 `나`인것처럼 느껴지다가 `나`가 소설 속의 주인공 `닉`인것처럼 느껴지다가 소설 속의 소설인`신탁의 밤`이 실제 존재하는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읽으면서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스터가 좋은 작가라는 것에 의심이 들지 않는다는 점은 바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고 책을 읽는 독자 역시 그가 의도한 감정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느껴지는 책이다.
폴 오스터가 좋은 작가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잠시 홀든 콜필드의 말을 빌리자면
˝상당히 좋은 책임에는 분명하나, 오스터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