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문득 든 생각이 길 위에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거였다.그런데 저 몸들은 누구의 것인가.그리고 김중혁이 드디어 장편을 냈고 제목이 좀비들이었다.분명히 내가 기대했던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김중혁 특유의 신선함도 조금 부족한 것 같긴 했지만그래도 그만의 세계는 있었다.나는 허그쇼크를 통해 그걸 느꼈다.주인공은 형의 죽음 이후 무기력하고 아무 것도 아닌 하루하루를 보냈다.그야말로 좀비였던 것이다. 좀비가 죽었지만 살아있는 존재라면 주인공과 나는 살았지만 죽은 존재인 것이다.살았지만 죽은 존재였던 그는 뚱보 130을 만났고 조금씩 인간의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그러던 중 죽었지만 살아 움직이는 존재인 좀비를 만나게 된다.과거를 모두 잊은 좀비들, 과거를 언제까지나 되풀이하며 죽어가는 인간들.죽음과 삶. 그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에는 내겐 아직 욕망이 있다.마지막, 주인공이 좀비가 된 뚱보 130과 그의 동료들을 데리고 스톤플라워를 들으며 눈처럼 내리는 재들 사이를 달리는 장면은 정말 멋있었다. 싸일런트 힐의 잿빛 풍경에 데드 얼라이브의 좀비들을 더해 팀 버튼의 유령신부가 된 모습이다. 그는 좀비들을 탈출시켜서 어떻게 하려는 걸까?한 번 죽은 자들을 다시 죽게 할 수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뚱보 130때문일까?결말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고 흡족한 결말에 대해 쓴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의 결말은 정말 만족스러웠다.어쨌거나 결말의 문제에 대해서는 김중혁의 다음 장편을 읽고 싶다는 것으로 대체하겠다.그러니까 누가 뭐래도 난 김중혁이 좋다는 것이다.내가 김중혁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누구도 내게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