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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시 ㅣ 민음 경장편 5
김사과 지음 / 민음사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차라리 이 책이 새로운 시대의 도시괴담이라면 좋을 것이다.
거대한 돈의 무덤으로 이루어진 도시가 있었어.
돈의 무덤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긴 하지만 그 무덤의 어디에도 돈은 없었어.
그 무덤에는 십자가가 꽂혀 있는데 그게 한 천 개쯤 되.
사람들은 그 무덤을 기어올라. 왜 기어오르는지 몰라.
그건 아무도 모르지.
어쨌건 그 사람들은 거길 막 기어오른대.
다 돈 없는 사람들이었어.
돈 없는 사람들이 거길 기어오르는 거야.
그 사람들은 거길 기어오르는 것만으로 지쳐서 죽어버리고 싶은데
누군가는 맞고 있고 누군가는 손톱이 다 빠져있고 누군가는 목을 매달고
누군가는 뛰어내리고 그랬어.
왜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걸까?
모두가 이해할 수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