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에릭 라인하르트 지음, 이혜정 옮김 / 아고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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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책을 읽어가면서 또렷해졌다.   

마치 거대한 사람(권력)이 작은 사람(자아)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은 하이힐이 그려져 있는 표지처럼 글을 읽어내려가는 것 자체가 매우 불편했고, 읽히지도 않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신데렐라를 꿈꾼다. 꿈이 있던 없던 그런 것은 상관없다. 태어난 순간부터 그럴 운명이다. 여기 네 명의 남자들도 싫든 좋든 살아가며 발악한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인생처럼 마구잡이로 얽혀있다. 실제 책을 읽으면 이 말이 무슨 뜻인 줄 안다. 정말 읽기 힘들었다.  

네 명의 등장인물이 있는데 작가를 본딴 에릭 라인하르트, 증권회사 브로커인 로랑 달, 테러리스트를 꿈꾸는 파트리크 네프텔, 온통 머릿속에 섹스 생각 밖에 없는 티에리 트로켈은 각기 자신들의 일상을 지루하게 이야기 하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조우하게 된다.  그게 인생의 조우를 뜻한다. 

그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들어보며 자본주의의 폐해같다. 그들의 삶이 곧 자본주의의 잘 못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러 구성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시장원리에 끌려 다니며 공산주의를 꿈꾸는 건 아닐까? 공평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돈의 노예가 되지 않았을 텐데, 우리 아버지도 죽지 않았을 텐데, 한 아내에게 만족했을 텐데등등 그들이 필연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허망한 꿈 자체가 신데렐라 같았다. 그런데 우습게도 공산주의라면 그러한 꿈이 아닌 새로운 꿈을 찾아 발악하고 있을테니, 이 공간이 이 세계가 낫구나하고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얼마나 무섭나! 자유를 줬으나, 그것으로 인해 사람들은 자유가 없을 때 보다 패배를 깨닫기 쉬운 구조라는 사실이 말이다.   

우린 모두 패배자일 수 있으며 우린 모두 승리자일 수 있다. 소수에게.

책은 우리 사회의 답답한 모습을 훔쳐 보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관음증에 빠진 캐릭터들을 보며 지쳐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답답한 현실에서 끝이 뻔히 보이는 가능성 있는 캐릭터들의 몸부림에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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