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 우리의 민주주의가 한계에 도달한 이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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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은 틀렸다.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일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물리적으로 그건 불가능하다. 소수가 다수를 지배할 수 있는 건 소수의 지배를 다수가 용인하기 때문이다. 다수가 스스로의 욕망을 대변해줄 소수를 지배자로 옹립한다


우리가 믿는 민주주의의 기본 구조다. 그리고 소수는 당연한 욕망의 결과로 자신들의 손에 들어온 파이(권력)을 더 키우고 싶어한다. 그걸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인가? 파이(권력)를 나눠먹을 동지들을 줄이는 것이다


숙청이나 권력 쟁투도 좋다. 하지만 애초에 적은 숫자로 출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소수 중에서도 더한 소수, 즉 극단적 소수가 되는 것이다. ‘유대인의 권리에 제한을 두자에서 유대인을 추방하자, 거기서 유대인을 모두 죽이자로 진화해간다. 민주주의가 허락한 다수를 지배하는 소수는 진화론적으로 점점 극단적이 되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무서운 점은 극단적으로 진화해나가는 이 욕망은 그 출발이 몹시 평범하고 소시민적이라는 것이다. 일자리가 필요하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시장에 가기 겁난다. 밤에도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이 욕망들은 가용자원이 제한되어 있는 현실에서는 의외로 이루기가 힘들다


소박한데도 이룰 수 없는 욕구라는 것은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대의 민주주의라는 권력을 미끼로 그 해답을 갈구한다. 그러면 그 답을 던져주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 중 간택 받는 사람들이 바로 극단적 소수. 따라서 소수는 그 본질이 극단적이라기보다 다수의 마음을 갈구하여 극단으로 의태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극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수가 소수보다 선행하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토양 위에서는 불가피한 것이다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는 민주주의의 제도적 절차들에 그 책임을 물으려하지만 사실 이는 그 본질과 연관된 문제다.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은 틀렸다. 극단적인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 게 아니다. 극단적인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고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그들이 공포의 군주로 바라보는 극단적 소수는 사실 다수에게 그 생명이 달려있는 덧없고 허망한 존재들이다


그렇기에 그들 중 아무도 영속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그들이 사멸한 후 다수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오히려 고통 받은 피해자가 되어 남는다. 그런 식으로 또 다시 자신들이 지배할 극단적 소수를 잉태할 준비를 한다. 이런 식으로 히틀러 뒤에 올 히틀러가 태어나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 극단성이 무섭게 발휘될 수 있는 나라다. 세 번 대통령을 탄핵했고 그 중 두 번 성공했다. 만약 탄핵조선족 탄압같은 것으로 바뀐다면 어떻게 제지가 가능하겠는가


내 생각으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강력한 법리다. 다수의 의견을 차단하는 공정한 법리의 원칙이 필요하다. 우리가 매일 욕하는 법이야말로 사실 장래 우리가 괴물이 될 수 있는 걸 막아줄 희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보의 금기선이 뚫리고 모두에게 제약 없는 정보가 공급되어야한다. 대외비가 사라지고 충분한 통계적, 수학적 자료가 집적될 때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대다수 인간의 본성은 권력을 탐한 소수의 유혹을 뿌리치고 극단성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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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리커버) -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 100년 전통 수업
류리나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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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미국스러운 닭살돋는 상황설정과 대사만 제외하면 배우는게 많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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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9수를 시킨 엄마를 죽였습니다
사이토 아야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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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으로서의 깊이는 생각보다 얕았지만, 그래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서늘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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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학
이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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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인상에 남는 대목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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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천조 - 모택동.김일성 시대의 중국과 북한
션즈화 지음, 김동길 외 옮김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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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이 학술적 가치를 훼손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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