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소개 : 정하윤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 서양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 「1980년대 상하이의 추상미술(Abstract Art in 1980s Shanghai)」을 비롯해 「1930 년대 상하이와 서울의 잡지에서 재현된 모던 와이프 연구(Searching for the Modern Wife in 1930s Shanghai and Seoul Magazines)」 「유영국의 회화: 동양의 예술관을 통한 서양미술의 수용」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공저로『한국현대미술읽기』 『한국동시대미술 1990년 이후』가 있다.
현재 아이를 키우며 이화여대와 추계예대에서 현대미술사 강의를 하고 있다. 한국현대미술사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작가의 말
“삶의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더욱 더 그녀다운 작품을 선보였던 핀란드의 화가 헬레네 스키예르벡. 평생을 충만하게, 자기 자신으로 살았던 스키예르벡의 자화상에서 나는 왠지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감정을 느낀다. 엄마라는 인생의 새로운 문 앞에 선 나의 마음이 담겨서일까. 그림을 보며 내게 묻는다.
나는 과연 나를 잃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계속 나답게 살 수 있을까?”

헬레네 스키예르벡, <자화상>, 1912년
엄마이기 전에 여성인,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주신 글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왜 차분해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척박한 현실을 넘어 그래도 날아오르려 끊임없이 애를 썼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을 당신의 글에서 보았습니다. 그때 그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조차 불명확했겠지요. 작가이기 때문에 살아간다는 그런 자신감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셈이지요. 나한테 그림 그리기는 숨쉬기와 똑같은 것입니다.
작업을 하는 이 시간이 정말 소중할 뿐입니다. 이 작업을 통하지 않으면, 나는 당신과 소통할 아무런 재능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지요. 여기 추천 글을 보냅니다. 감히 이런 청탁을 받은 것이 과분하지만 글 몇줄 보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행운입니다. 삶은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일의 가치를 자신에게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여성이 엄마의 위치와 여성의 독립적인 삶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넘어서 ‘여성의 독립적인 삶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이 소중한 여성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_ 한국 여성주의 미술 1세대 작가 윤석남이 저자 정하윤에게 보낸 편지 중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는 2월27일 출간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