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를 품은 남자 이야기 사현금 무크 1
강동수 외 지음 / 호밀밭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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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현금 무크 1.
두 여자를 품은 남자이야기 외 5
 
현대소설들의 대부분 배경은 서울, 또는 그 인근이다. 아무래도 서울 지역에 대규모의 출판사들이 대부분 입지해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구의 50%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이것만큼이나 푹 빠져들어 읽은 단편소설은 거의 없다. 나의 지역, 나의 경험이라는 것이 <두 여자를 품은 남자이야기>에 깊게 맞닿아 있는 것이다.
 
사현금은 부산의 중견 작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조언해주는 데서 시작한 동인 모임이다. 이 사현금 활동의 첫 번째 결실이 바로, <두 여자를 품은 이야기>이다. 여섯 작가의 비슷하지만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는 단편이 하나로 묶여 사현금(개화기 때 바이올린을 지칭하던 말)처럼 각각의 음을 연주하며 하나의 음악을 만들고 있다.
 
“나는 선을 보거나 소개팅을 할 때 남자를 만나면 물을 마시다가 꼭 사례가 걸렸다. 아무리 조심해도 그랬다. 그런데 그를 만났을 때는 사례가 걸리지 않았다. 나는 그때 이 사람과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사레> p151
 
"분노한 그들의 목소리는 서면 거리에 퍼진 매연 속으로 고요하면서도 강렬하게 퍼져나갔다. 집에 들어왔을 때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회식이었어?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텔레비전을 보며,
 
야, 저 사람들 좀 봐라, 많기는 많다. 근데 나오던 사람이 매주 계속 나왔을 텐데, 그걸 합산해서 촛불인파를 천만이라고 하면 안되지 않나. …… 목이 타는 듯 갈증이 났다. 사레가 들렸다.“
-<사레> p152
 
개 중에 가장 소개하고 싶은 작품은 박 향 작가의 <사레>이다. '사레‘라는 소재를 가지고 가족 내에 있었던 문제를 부각시키고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에 대한 군중들의 반응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내와 같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고, 남편처럼 남 일 인 듯 무관심한 사람도 있다.
 
나는 <사레>를 만나며 남편에게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그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기에 비난할 수 없는 입장에 처했다. 아내의 행동에 사이다 같은 청량감, 속시원함을 느끼면서도 꼭 그랬어야했나 하는,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도 느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행동에 이 이야기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엇이 더 옳다 그르다 말 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정확하다. 자세한 이야기와 다른 분위기의, 다양한 생각이 담긴 이야기들을 <두 여자를 품은 남자 이야기>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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