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문학동네 청소년 53
전삼혜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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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잘 읽지 않는데다, 과학을 녹여쓴 글이라 어려워서 접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웬걸, 책장에 꽂힌 책들의 삼분의 일은 SF소설이다. 어렵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미 나에게 선택되어 읽히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역시 비슷한 과정을 따라 나의 책상 위에 놓이게 되었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자리에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이렇게 한 줄로 요약하고 싶다. 리아도, 세은도, 싱 국장도, 제롬도, 단도, 리우도, 루카도. 그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낸 이야기.

제네시스에서는 밖에 소중한 사람들이 없는 아이들을 데려와 달에 메세지를 새기고, 지구로 날아드는 소행성을 부수는 일을 하도록 한다. 아이들은 그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을 만들고 지킨다.

우리에게 남은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진부한 질문을 던지자. 울 것이고, 화도 낼 것이고, 가슴이 답답할 지도 모른다. 믿기지 않고, 그저 인터넷의 거짓 뉴스라며 웃어넘길지도 모르겠지. 중요한 사실은, 나도 우리도 모두 <궤도의 밖에서, 나의 룸메이트에게> 속 아이들과 같은 선택을 하리라는 것이다.

SF소설이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했다. 우리가 사는, 멀지 않은 미래에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지만, 가능성 있는 미래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떠올릴 수 있기에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미래는 멀지만, 죽음은 가까이에 있고, 우리는 죽음을 이렇게라도 떠올리지 않으면 그 존재의 소중함을 놓치기 쉬우니까.

소설 속 그들이 사랑한 지구는 끝내 다시 살아나게 될까.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지금의 우리 주변 상황을 보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인것같기도 하다. 다른 형태로 변주되어 결국엔 다가올 미래. 우리는 글 속에서 미래를 대비하고, 슬퍼하고, 위안받으려 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사랑하는 세계에서, 소설 속의 일이 펼쳐진다면 나는 아마도 회사에 나가고, 농담삼아 웃을 것같다. 아주 과거부터 걱정은 해왔지만, 나 혼자만으로 되지 않는 다는 사실에 체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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