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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
린 트위스트 지음, 안종설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린 트위스터 작, <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꿈을 이루는 법 >. 제목에 끌려 구입했는데, 책장에 꽂혀 먼지만 쌓이다 족히 5년은 지나서 읽었다. 원 제목은 ‘돈의 영혼(The soul of money)’이다. 원 제목이 더 끌린다. 그런데 돈에 영혼이 있나. 만약에 있다면 실체는 무엇일까. 재테크 책은 아닌 게 분명한데, 심오한 깨달음을 알려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책을 본다.
한때 부자아빠 열풍이 불었다. 부자아빠에 별로 긍정적이지 않던 나도 이 책은 조금 진부했다. 가슴이 차가운 사람은 10페이지 이상 읽기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내 자신이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 희소성 vs 충분함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아 프로젝트’라는 단체에서 기금 모집인으로 40년 동안 활동하면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재산을 가진 사람부터 집과 옷은커녕 먹을 쌀 한 톨이 없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은 돈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을 보며 저자는 돈에 대한 집착과 두려움을 분명히 내려 놓을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희소성의 모순과 충분함의 의미를 이해한 것이다.
어릴 때 자주 했던 의자 뺏기 놀이가 있다. 사람 수에 비해 의자는 모자라고 신호가 떨어지면 남보다 먼저 달려가서 의자를 차지해야 했다. 얼핏 보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처럼 희소한 가치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현실은 1등이 필요 이상으로 두 개, 세 개씩 차지해 충분한 것도 희소한 게 되어 버린다.
희소성에 대한 두려움은 ‘무언가 부족하다. 많을수록 좋다. 원래부터 그랬다.’는 착각에서 출발한다. 그 착각에 들어서면 헤어나올 수 없는 늪에 빠진다. 저자 역시 욕망의 심각 피해를 경험했다.
『 1970년대 중반, 우리 부부는 좀처럼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돈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돈으로 더 많은 물건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촌티를 벗기 위해 좋은 포도주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했다. 그러고 나자 포도주를 저장하기 위한 저장실이 필요해졌다. 빠르고 멋있는 스포츠카를 구입하고 나자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이션 왜건이 갖고 싶었다. 우리는 꽤 근사한 집에서 살고 있었지만, 아무리 멋진 집이라도 그럴 듯한 미술품으로 장식하지 않으면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 중략 ~ 하나를 하고 나면 또 하나를 해야 하고, 그 모든 것이 더 없이 중요하게 느껴졌다. 무언가가 끊임없이 우리의 등을 떠밀었다. 우리는 한번도 거기에 의문을 제기해 보지 않았다. 』 pp25~26
돈은 인간이 편하자고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 돈은 통제 가능한 수단으로써가 아닌 반드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연물이 되어 버렸다. 돈을 빼고 말하기 힘든 자본주의 시대에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돈과 인간의 정신에 대한 또 다른 진리는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 알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진정한 행복을 누리자는 것이다.
충분함은 결코 가난함의 두 단계 위, 풍족함의 한 단계 아래가 아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에 먼저 눈을 돌리면 마음이 편해지고 조급함 때문에 마구 채우려는 비이성적 욕심을 줄일 수 있다. 아파트 평수를 10평 늘리는 대신 불필요한 짐을 버려서 여유 공간을 만들자. 용도가 같은 옷을 색깔 별로 사는 대신 저축하자. 그리고 일부는 주변의 불우 이웃을 위해 후원하자. 이 책은 그런 작은 마음이 모여서 생긴 기적의 현장을 상세히 기록했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자주 하고 자주 듣는다. 그러나 말처럼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실의 무게가 너무 커서 느낄 겨를이 없다고 애써 변명한다. 그런데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위해 돈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희소성의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해보려는 노력 대신 세상 탓만 했다면, 노력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