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 창비시선 539
조인호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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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 '형이 아홉살 내게 말씀해주신다'부터 2부 '유리새'까지 초반 15편의 시는,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영원히 질릴 것 같지 않은 한 장의 음반같다. 너무 많이 들어서 모든 순서를 외우고있지만 들을 때마다 같은 자리에서 울게되는, 음악이 끝나면 나도 모르게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버리게 되는, 그런 끌림 말이다.

단 한번 나의 삶만 살아가야 한다는게 문득 겁이 날땐 시를 읽는다. 그곳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겁먹은 누군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에.

“인생에 단 한번,
깨져야만
날 수 있는
유리새가 사는
그 섬을
나는 하와이라 부른다.”

- <유리새> 중

🔹️

"움켜쥘 수 없는 것들이
모래에 아름다운 문양을 남기며
밀려갔다"

- <코드블루> 중

<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을 읽는 동안, 나는 삶이 무섭지 않았다. 그도 15년을 견뎌 시를 써냈으니, 나도 괜찮을 것 같았다. 방독면을 썼던 시인은 이제 물의 흐름 속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울었다.

그러고나니 삶이 무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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