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 '형이 아홉살 내게 말씀해주신다'부터 2부 '유리새'까지 초반 15편의 시는, 아무리 반복해서 들어도 영원히 질릴 것 같지 않은 한 장의 음반같다. 너무 많이 들어서 모든 순서를 외우고있지만 들을 때마다 같은 자리에서 울게되는, 음악이 끝나면 나도 모르게 다시 시작 버튼을 눌러버리게 되는, 그런 끌림 말이다.단 한번 나의 삶만 살아가야 한다는게 문득 겁이 날땐 시를 읽는다. 그곳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처럼 겁먹은 누군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삶을 살아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기에.“인생에 단 한번,깨져야만날 수 있는유리새가 사는그 섬을나는 하와이라 부른다.”- <유리새> 중🔹️"움켜쥘 수 없는 것들이모래에 아름다운 문양을 남기며밀려갔다"- <코드블루> 중<처음으로 물에 뜨는 시간>을 읽는 동안, 나는 삶이 무섭지 않았다. 그도 15년을 견뎌 시를 써냈으니, 나도 괜찮을 것 같았다. 방독면을 썼던 시인은 이제 물의 흐름 속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울었다. 그러고나니 삶이 무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