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훈련소 책장에 이 책이 꽂혀 있었다. 어떤 책들이 꽂혀 있었는지는 이젠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 책과 ‘롬멜과 함께 전선에서‘ 이렇게 2권은 기억에 남아있다. 그 책은 다 읽지 못했지만 이 책은 다 읽는데 1주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재밌기도 했고, 내용도 그다지 길지 않았기에.

이 책은 스탈린주의를 사실상 정면에서 비판하는 책이다. 여러 등장인물(등장동물?)들과 용어들이 현실에서 쓰이는 용어들과 다르긴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누구라도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마지막 문장인 ˝누가 인간(자본주의자)이고 누가 돼지(공산주의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하나같이 혁명을 일으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경제정책‘, ‘수정공산주의‘ 등의 그럴싸한 이름으로 포장된 국가자본주의 정책을 실행하지 않았나. 결국 이 땅에 공산주의는 한번도 제대로 실천된 적이 없는 것이다.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이 책의 저자, 에릭 블레어가 사회주의자라는 건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사실이다. 그는 사회주의자이면서도, 스탈린주의를 혐오하고, 전체주의를 경계해왔으며 시대를 넘어 현대인들에게까지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물론 그의 사상에는 스페인 내전 당시 스탈린주의자들에게 호되게 당한 경험이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현대에 존재하는 리버럴, 또는 사회주의자를 자칭하면서 스탈린주의의 열화판 사상에 굴종하는 자들과는 참으로 대비되는 위인이라 할 수 있겠다.

훈련소에서 이 책의 독후감을 써서 포상을 받았다. 나만 받은 건 아니었고 어떤 내용이든 독후감을 쓴 훈련병은 모두가 포상을 받았다. 그 당시의 나로서는 꽤 공을 들여서 썼던 것 같은데, 큰 의미는 없었던 것 같다. 포상은 냉동식품이었다. 배가 불러서 안 먹었다. 주기 전엔 대단한 포상이라도 줄 것처럼 얘기하더만. 포상이 휴가였으면 참 행복했을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터의 고통 을유세계문학전집 3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현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의 번역이 마음에 들어 이 번역본을 골랐다. 널리 퍼진 오역을 제목으로 채택하면서도 양질의 번역을 제공하는 책들도 있다고는 하던데, 어쨌거나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본문도 잘 번역되어 있기에 운좋게 좋은 번역본을 골랐다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주제는 제목처럼 고통(주로 실연에 의한)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건 베르터의 광기다. 특히 롯테의 약혼자와 자살을 주제로 궤변을 해가며 논쟁을 하는 부분은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등장인물들이 추상적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내가 느끼기엔 별 것 아닌 듯한 이야기를 듣고 상대방을 당장이라도 죽일 것처럼 격노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간혹 나온다. 파우스트에서도 이런 장면이 제법 나오는데 그 당시 문학에서의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원래 그런 것인지, 독일 문학의 특징인지, 괴테의 문학의 특징인지는 나로서는 아직 알 길이 없다. 앞으로 많은 책들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지 않을까.

한편, 괴테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시적 표현들은 나는 읽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이 사람이 쓰는 글들의 대부분이 그런 것들임을 생각해보면 나는 괴테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번역이 와닿지 않아서 그런 건가? 다른 사람들은 어떨 지도 궁금하다. 독일어 원문을 읽은 독일인들의 생각이 가장 궁금하다.

비록 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들, 문장들, 표현이 제법 있긴 했지만 이 책은 무척이나 재밌었고 덕분에 독서에 취미를 붙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나중에는 이 책이 내게 있어 아주 특별한 책이 되지 않을까? 나중에 책을 많이 읽고, 많은 문장들을 접한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언젠가 독일어를 공부한 뒤 원서로 읽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