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흐름출판
2021.03.23.
도서는 잠깐 반짝이는 창작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살아남는 법을 전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저자의 배경이 책의 신뢰성을 더해준다.
창작과 별개로 포지셔닝이나 마케팅 방법론 등에서 미국 향기가 짙어서 '한국에서 할 수 있는거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BTS, 이슬아 등 이미 선전 중안 여러 크리에이터들의 사례가 뇌 속에서 요동치며 스스로 가능하단 답을 주고 있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모든 방법은 '한국이어서' 어렵다기 보다는, 크리에이터의 마인드 문제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방법이 흔하고, 다수가 구사할 법하면 이렇게 책으로 엮여 나오기에 고루한 방법론적 책이었을 거고, 이렇게 한국어로 번역돼 외국에 출판되기도 어려웠을 테다. (그렇지만 그걸 이해했다고 해서 해봐야겠단 마음이 쉽사리 들진 않는다…)
정말 열심히, 최고의 작품을 만들고자 계속해서 쓰고, 고치고, 피드백을 받는 창작의 과정은 물론 판매를 위해 그것을 어떻게 보이도록 포지셔닝 할지, 어떤 식으로 노출시키며 마케팅 할지,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1,000명 이상의 팬과 작품을 위한 플랫폼, 나만의 군단과 제국 만들기 등.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크리에이터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실질적인 업무 팁 등이 옹골차게 들어있는 좋은 도서였다.
브랜다 유랜드의 『글을 쓰고 싶다면』(엑스북스)가 창작의 욕구를 감정적으로 불러일으킨다면, 라이언 홀리데이의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는 전략가, 사업가로서 창작한 작품을 뒷받침하기 위한 준비나 태도를 갖추는데 큰 도움을 준다. 두 책을 옆에 두고 글쓰기 싫을 때나 마음이 불안할 때 들춰본다면 더나은 작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실제로 행해야 가능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특히나 크리에이티브하고 이상이 높은 순수 예술가보다는 전략, 사업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퍼스널 브랜딩, 1인 기업, 마케팅 방법론에 관한 책을 더 찾아보고 싶은 나는 대체… 읽기만 하면 쓰기는 언제 쓸건지.(책 읽을 때도 내내 이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다 읽은 후에도 아무것도 쓰지 않는 나레기)
백수 3주차. 돌려줘야 하는 책(아는 사람에게 잠깐 빌린 책이었다) + 뭐라도 하자란 마음에 읽기 시작한 책. 언제까지고 놀 수 없으니 내가 어떤 것을 만들어 낼지, 어떤 식으로 내 팬을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고 제국을 건설한 것인지, 고민해 봐야겠단 다음 스텝을 제시해 준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타인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보다 내 진정성이 담긴 작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타인들에게 익숙한 형태, 형식으로 줘야 한다는 가르침이 가장 빛나는 도서였다. (이다혜 교수님께 들었던 말과 맥락이 같아서 더욱 와닿은 것 같다.)
지난 기록 옮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