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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사사키 아이 지음, 양하은 옮김 / 모로 / 2023년 10월
평점 :
대학 때 방송부 첫사랑이었던.. #이적 닮았던 그 오빠..
그 오빠가 늘 뿌리던 향수가 흔한 향이 아니어서 백화점을 뒤져 찾아냈다.
결국 좋아한단 말 한마디 못 건넨 채 그 오빠는 졸업했다.
어느 날 종로 지오다노 사거리 (지금은 다이소로 바뀌었다고 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그 남자의 향수가.. 그대로 멈춰서 그 오빠인가 한참을 쳐다봤다..( 비염도 없던 때라...)
그렇게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관련된 추억이 떠오르는 현상에 붙여진 이름이 #프루스트효과 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학년이 바뀔 때 전 학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있는지.. 없으면 세상 무너지고 누구와 같이 놀아야 하나.. 어떤 친구와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그 시절을 보내면서 우리는 친해지기 위해 거짓말도 하고, 다른 친구의 비밀을 간직하기도 했다.
친구의 짝사랑을 함께 응원해 주고, 친구의 아픔을 진심으로 위로해 주었다.
친구에게 다른 친구가 생기면 질투했고, 싸우면 잠도 못잤다. 그 시절의 내가 보이는 듯했다.
중고등학교 때는 내가 세상의 중심에 서지 못하고 그 중심에는 친구를 두고 난 그 곁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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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일본 소설 중 단연 으뜸..
4편의 단편 중 어느 하나 안 좋은 소설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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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루스트 효과의 실험과 결과 >
어려운 공부를 할 때 과자를 먹으면서 공부하고, 시험 전에 그 과자를 먹으면 기억이 떠오를 거라며 고3의 남녀 학생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과자를 먹고
”첫 키스는 상상도 못할 곳에서 하자.“라며 ‘하나조노 신사’ 앞의 ‘뱀’을 먹는 여자 앞에서 할지, 1년에 한 번만 성교를 하는 ‘우에노 동물원’의 북극곰 앞에서 할지.. 지도에 표시를 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만 원하는 대학에 진학을 하고 여자아이는 고향에서 재수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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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은 미완 >
“어릴 때부터 나도 소설 주인공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래서일까? 이 소설을 읽었을 때 꿈이 이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선배가 꿈을 이뤄준 왕자님처럼 느껴지더라.”
고2 여고생 사진부 아오야마.
어릴 때부터 소설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소녀 아카사카.
아카사카는 아오야마에게 문예부 선배가 쓴 손바닥 소설을 보고 그 소설을 쓴 선배를 짝사랑하게 되었고, 그 소설의 아이들처럼 ‘시티 걸즈’를 결성하자고 한다.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문예부 좋아하는 선배와 사귀게 되고, 헤어진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고 싶은데 못쓴다는 이야기. 단짝 친구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오야마는 아카사카와 헤어진 문예부 선배가 여자와 지나가는 걸 본다…
그리고 뛰어가서 그 선배의 팔을 잡는데 그 선배는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분명히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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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보를 못 읽는다 >
스가노의 반에는 인싸 F4가 있다.
축구부의 신성 에이스, 축구부의 분위기 메이커, 그리고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잘생긴 가가미, 그리고 못생긴데 키도 작고, 머리카락이 뽀글뽀글 말린 ’뽀글머리‘
친구가 된 스미레는 잘생긴 가가미를 좋아하는데 가가미가 버스킹 공연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대를 하며 그곳에 갔는데..
가가미의 노래는 처참했고 스미레는 노래를 끝까지 듣지 못하고 돌아갔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 뽀글머리가 탬버린 치며 후렴 코러스를 같이 하는데 가가미보다 훨씬 잘하고 매력 있다. 그 이후로 스미레에게는 비밀로 하고, 뽀글머리를 보러 매주 버스킹에 가게된다.
그리고 버스킹 마지막 날 버스킹에 스미레가 오게 되고 그동안의 일을 들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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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한 마침표 >
도시의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는 맨발로 해야 한다는 신문 기자 고다마.
쇼코는 취업을 앞둔 대학생이다.
고향으로 가는 신칸센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명함을 받았다. 딱 떨어지는 센스 있는 양복에 신문 기자라는 직업이 끌렸는지도 모른다.
종종 만나서 밥도 먹고 취업 준비도 도와준다.
그러는 사이 고다마는 약혼녀와 결혼을 하고, 쇼코는 취업에 성공했다.
취업 선물로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굳이 차 안에서 신발과 양말까지 벗으라 고집하는 고다마.. 하..
저런 남자는 만나는 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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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고등학생이 되면 이 책을 보여주고 싶을 만큼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