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 엄마를 찾습니다 - 수학이 어려운 엄마를 위한 최소한의 초등수학 공부법
김미현 지음 / 블루무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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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어찌나 기가 막히게 뽑으셨는지 이 문장을 보고 그냥 지나칠 엄마도 몇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나치지 않은 스스로를 칭찬받아 마땅해하며 '수학의 느낌'이 전혀 나지않는 표지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수학이야기를 하는 책이 이렇게 따뜻하다고..?

아이가 커가면서 말문이 막히는 질문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질문 자체가 황당해서 정답이라고 시원하게 알려줄 수 없는 경우도 꽤나 많지만 내가 진짜 몰라서 대답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내가 진짜 성숙한 어른이 맞나 의심스럽다) 그 중 수학은 애초에 내가 답을 줄 수 없는 범위에 속한다. 여느 수포자들이 그렇듯 나도 누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수학 흑역사를 가지고있기 떄문이다. 옛날엔 그게 우습다며 자진해서 떠벌리고 다녔는데 어른이 된 지금, 내 아이가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찔해진다.

각종 미니카를 그렇게 많이 접어주면서도 종이를 활용한 수학적 접근은 생각도 못했다. 앉아서 문제집 푸는 공부가 아니라 저런 수학적 사고를 넓혀주는 작은 실천이 아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공식이나 원리를 척척 설명해주는 엄마는 되지 못해도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 주는 역할은 해볼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조금 생긴다.

세상에. 내가 작가님의 자녀로 태어났다면 수포자가 되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재미있는 실험이 수학공부라니. 막연하게 그럼직하게 여겼던 것들이 숫자로 증명되는 그 순간의 희열은 얼마나 짜릿할까? 웬만한 도파민 지수는 가뿐히 넘어서지 않을까? 사실 눈을 조금만 다르게 뜨면 세상은 온통 수학으로 둘러싸여있는데 나는 늘 흐린눈으로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아이 키와 몸무게를 잴 때만 숫자에 집착했던 나를 반성한다.

사실 태교 할 때 중학교 수학 문제집을 사본 적이 있다. 몇 장 풀어보고는 그냥 자존심버리고 초등학교 문제집 살걸 후회했었다. 내가 못하는 걸 아이에게 강요하는 엄마가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내가 수학에 다시 덤벼볼 생각은 1%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러워진다. 수큐브 모임의 일원들처럼 열성적인 배움의 장은 만들수 없어도 남편과 문제집 하나를 공유해보는 것 부터 시작해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팀워크가 단단해질 때 쯤 아이도 조금 더 커서 합류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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