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아트북 : 강아지 엽서북 - 손끝으로 완성하는 안티 스트레스 북 스티커 아트북 (싸이프레스)
싸이프레스 액티비티북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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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책장에서 많은 책들이 메워지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는 동안 남편은 한 번도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 연애할 때 자기가 사준 책이 사라져도 전혀 눈치 못 챌 정도.

원래 글자를 읽는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근데 이 책은 읽을 글자라곤 숫자 뿐이라 그런지 나보다 자기가 더 열심이다.

우리는 며칠동안 자기 전 의식처럼 얼마간의 시간을 스티커북에 할애했다. 잠들기 전 각자의 시간을 가진다는 핑계로 놓지 못했던 휴대폰을 내려놓고 분주하고 꼼꼼하게 스티커를 찾아 붙였다. 그러면서 아기가 아침까지 깨지 않길 바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빠르게 바뀌는 화면을 스치는 손가락이 무던하고 냉정한 느낌이라면 스티커를 찾고, 잡고, 떼고, 붙이고, 삐뚤어진 선을 맞추려 손톱으로 밀어내는 손가락은 생동감 있고 바지런하다. 흥미없는 것들을 거르는 작업도 필요없고 그저 번호를 찾아 붙이는 단순한 작업의 반복이다.

재미있는 것들이 손 안에서 꿈틀거릴 때는 무슨 말을 해도 곧장 흡수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편안한 손놀림에 살짝 느슨해진 마음이 더해지자 상대편이 운을 떼는 순간까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책을 멀리하는 남편덕에 우리는 평생 책을 공통분모로 삼을 수는 없겠다 싶었는데 이 스티커북이 우리를 대동단결시켰다. 서른 넘은 우리가 스티커를 붙이면서 작게는 내일 뭘 먹을지, 크게는 가정의 재정상황을 의논하게 되다니.

덧붙여

자기는 멋짐이 폭발하는 작품을 원하는데 이 책은 너무 귀여운 강아지 뿐이라며 다음에는 다른 스티커북을 사보자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그래 두개 세개 사자.

손바닥만한 사이즈라 휴대하기 쉽지만 어디에 들고 나가서 해 본적은 없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한 번에 완성해보고 싶다. 아가야 미안.

[리뷰어스클럽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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