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랑의 기술 - 일하는 커플이 성공하는 법
제니퍼 페트리글리에리 지음, 곽성혜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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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는 신혼에서 노년으로 가는 긴 세월 동안 세 번의 큰 전환기를 맞게 되는데 시기에 따라 부부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돌파해나가느냐에서 부부라는 정체성에 대한 인식으로 그 흐름이 서서히 옮겨간다. 부부가 가족으로서 함께 나아갈 미래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재단해나가는 제1전환기, 파트너의 개별화를 인정하고 조율해나가는 과정인 제2전환기, 가정과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났을 때 느낄 수 있는 공허함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되는 제3전환기가 바로 그것이다.

    

 

각자의 삶을 살던 둘이 만나 결혼을 하고 한 집에서 자식을 낳아 기르며 사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주거지역을 정하고 자녀계획을 논의하는 것부터 직업의 특성이나 경력유지에의 갈망에 따라 합의과정에서 충돌을 일으킬 수 있으며 출산과 양육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갈등은 더 심화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혼은 부부로서의 행복감을 가장 크게 느끼면서도 결혼이 주는 상실감과 회의감을 처음 만나는 때이기도 하다.

 

일과 사랑의 기술은 파트너를 나와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더 높은 연봉과 승진가능성을 따져 남자의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신혼집을 정했다고 하자. 갑작스레 경력을 단절하고 새로운 곳에서 재취업, 출산, 육아를 시작해야하는 여자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남편이다. 상대방이 처해진 상황과 낯선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하고도 막막한 감정들은 반대로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임을 명심해야한다. 파트너는 기꺼이 나와 가정의 미래를 위해 희생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다.

 

이 책의 포인트는 나와 배우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일과 사랑 사이를 저울질하는 것 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더 빛을 발하는 기술이 된다. 가장 쉽고 빠르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금 공유하기온전한 집중이다. 부부가 헤쳐 나가야하는 수많은 갈등상황과 결정에는 차마 다 표현하지 못하는 무수한 감정들이 가려져있다. 우리의 목적은 결국 갈등해결이고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는 명쾌한 해답을 원하지만 과정을 절대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부부 중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이 센 사람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따른다거나 감정 공유를 제때, 충분히 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영부영 결론지어지는 해결방법은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갈등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각자 바쁜 일상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하루 3분만이라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자. 하루 종일 별 소란스러운 일 없이 지내는 사람은 있어도 아무 일도 겪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 어떤 말이든 서로의 눈만 바라보고 또는 어둠 속에서 서로의 목소리에만 집중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서로의 감정과 가치관을 즉시 공유하는 행위는 부부가 더 부부다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사실 일과 사랑의 기술이라 함은 굉장히 막막하다. 공동의 최대이익을 위해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때로는 희생도 감내하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 스스로를 잃지 않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과 사랑에 대한 한없이 추상적인 감상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풀어나가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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