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아적으로 살아갑니다 - 지금 여기서 행복한 고대인들의 생활철학
조지 브래들리 지음, 김은경 옮김 / 프롬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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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고민은 어쩌면 시간낭비일지도 모른다. 손 안에서 언제나 열려있는 검색창은 단 몇 분 투자만으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영상플랫폼들은 소비자가 고민할 시간을 줄여주고자 앞 다투어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한다. 눈 뜨면서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네모난 화면을 들여다보는 우리에게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할애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현대인들이 삶에서 기쁨의 순간을 조금 더 자주 만들 수 있는 방법. 바로 스토아 철학의 실천이다.

    

 

우리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에 속상해하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상대방의 태도에 낙심한다. 사실 서운할 것도 화가 날 것도 없다. 교외로 나들이 갈 준비를 마쳤는데 예보에도 없던 비가 내리는 그런 자연현상 같은 것이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어느 정도 포기 하고 다음 대안을 찾는 용기도 필요하다. 내가 아닌 타인의 마음도,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일도, 갑작스런 폭우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니까.

 

여기서 필요한 것이 기민성이다. 내가 처해진 환경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나의 통제범위 안에 있는 나의 생각을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평정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내가 이런 일로 꼭 좌절할 필요가 있나?”(41p)라고. 그 질문을 거쳐 내가 아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하는 일에 대한 합리성과 자기인식력이 생긴다. 이는 곧 자기수련의 일환으로 스스로 통제 불가능한 부분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준다.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실제로 행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인간은 단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신이 무슨 존재가 될지, 다음 순간에 자신이 어떻게 될지 항상 결정하며 "모든 인간에겐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자유"(152p)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합리적으로 고민하고 옳은 판단을 해야 한다. 내게 주어진 자유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고 절망감을 느끼면서 보낼 수는 없다.

    

 

물론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인내 없이 얻어질 수 있다면 자기수련이라는 말이 왜 붙겠는가. 하지만 내 마음을 마음대로 통제하는 것만큼 쉬운 것도 없을 것이다. 내 기분과 상태는 추측이나 어림짐작으로 설명할 이유가 없다. 그저 느낀 그대로 가감 없이 스스로에게는 솔직해질 수 있다. 내 삶을 이루는 하루하루를 조금 더 소중하게 여기며 고민의 시간을 점차 늘려나갔으면 한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의 나를 위한 고민그 자체가 내 인생을 아껴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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