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소통과 SNS 나남신서 1647
한국언론학회 엮음 / 나남출판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나남 출판사의 책은 언론학도들의 전유물이다.  

여태까지 내 생각은 그랬다.

대학교에 다닐 때 신문방송학과 수업 교재의 90% 가까이가

전부 나남에서 펴낸 책이었다.

그 때 굳어진 나의 인식 체계에서 나남은 대학교재 출판사이다.  

 

 

십 년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직장에서

SNS을 포함해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홍보 매체를 활용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매체가 생겨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던 시점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롯해

주요 포털에서 제각각 소통 도구를 쏟아 놓았다.

그것의 운용 방식, 바로 소셜 'SNS'다.

 

도구가 나오면 매뉴얼로 필요한 법.

SNS 초보 탈출에서부터 SNS로 창업하기, SNS로 취직하기,

소위 SNS로 세상을 정복할 수 있다는 매뉴얼 책들도 헤아릴 수 없다.

 

나도 페이스북에 대한 책 두어 권을 사서 봤다.

솔직히 사용 방법을 책에서 얻었다기보다는

그 도구의 절대 필요성을 각인하는 효과가 컸다.

 

30대 초반인 나이, 디지털 세대에 속하니

생판 모르는 도구라 하더라도 몇 번 클릭을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방법을 익힐 만큼의 디지털 본능은 갖추고 있다.

 

또 기계치, 기술치인 태생은 어찌할 수 없으니

고급 수준의 사용법에 들어가면 아무리 읽어도 이해 불가며

그렇게까지 노력하기보다 금세 백기를 드는 편이다.

 

<정치적 소통과 SNS>는 14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한국언론학회에서 엮은 책으로, 매뉴얼과도 거리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류의 책이야말로

매뉴얼보다 더 먼저 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SNS는 1인 미디어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필터링, 편집 능력을 요구한다.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하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글이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어떤 경로로 흘러들어가고,

몇 단계를 거쳤을 때 생길 수 있는 파급 등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사진을 찍는 법을 배움과 동시에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대한

교육과 이해도 같이 이뤄져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또한 개인이 주변인들과의 연락을 위한 재미 수단이라면 모를까,

홍보나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하려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매우 치밀하고도 깊이 있는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이 어려울까봐 망설여질지도 모른다.

제목에서 언급한 '정치'라는 단어에서부터 겁을 먹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상을 확대하면 그것이 바로 대중의 정치 현상이듯,

SNS를 이용하는 대중의 양태와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한 내용으로

생각보다는 쉽게 읽히는 책이다.

 

또한, 새로운 매체가 생기고 새로운 사회현상에 따라 생겨난

'뷰어태리어트', '미디어 리터러시' 등의 신조어들도 익힐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십년 전 대학 강의실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차분히 앉아서 한 분야의 이론을 찬찬히 살펴보는 기분은 매우 신선했다.

막상 대학생 때는 억지로 읽어댔던 교재였는데 말이다.

그만큼 색과 디자인도 쉽고 편하게 바뀌었다.

 

SNS는 그 자체로 정치적 소통이다.

이 책은 소통의 이론을 매우 차분하게 설명해 주는 매뉴얼로서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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