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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ㅣ 믿음의 글들 9
엔도 슈사쿠 지음, 공문혜 옮김 / 홍성사 / 2003년 1월
평점 :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위해 자신을 부정하고 배교한 로드리고,
도망치며 자신의 믿음을 지키는 키치지로,
모두 비겁하게 자기 믿음을 지킨 자들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신은 인간의 순교를 원하는가.
순교하는 것만이 자신의 믿음을 지키는 것이었을까
순교함으로 승리를 얻었던 기독교인의 모습에 이노우에는
기독교인에게 배교를 얻어 냄으로 승리를 얻어낸다.
다만 이 승리는 세상적인 승리였다.
그리스도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순교함으로 기독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었을까.
평생 배신자라는 멍에를 쓰고 고통받으며
비굴하고 치욕적으로 믿음을 지킨 로드리고의 삶을 통해
기독교적 자기 부정이 어떤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기독교의 권력이 거대해진 세상 속에서 말이다.
과연 신의 일은 인간 의지에 의해 실행될 수 있는가
신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 진정 신이 우리에게 요구한 것인가
신이 진정 원한 것은 자신의 명예보다 한사람 한사람의 각 개인이
아무리 어둡고 감추어진 곳에서라도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이지 않았을까
과연 신은 인간의 부르짖음에 침묵하고 있었는가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의 통찰력에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