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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여행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슴 가득 설렘을 안겨주는 것 같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움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열리고 영감이 샘솟기도 한다
여행 속에서 때론 조금 힘든 일상이 한껏 멀어져 그 기쁨으로 꿈의 돛을 달게 하고 꽃보다 향긋한 여행의 향기를 맡게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낯선 곳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즐거움을 안겨주며 때론 그리움으로 다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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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문학을 따라 여행하는 세계 기행문으로 저자의 글을 따라 함께 가다 보면 세계적 예술작품들이 만들어진 낯선 장소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와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경험하게 해준다
세계적인 문학작품들이 탄생한 그곳에서의 감동을 느끼며 작품 속 이야기들이 떠올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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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영국 문학의 성지 하워스 여행기는 오래전 아주 인상 깊게 읽었던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다시 기억하고 스쳐 지나간 순간의 느낌과 감정들을 마주하게 하는 경험을 안겨주었다
특히, 영국의 워더링 하이츠는 폭풍의 언덕 작가가 살던 곳으로 작품의 배경이 된 곳이다
이곳에는 브론테 자매들이 좋아했던 히스 꽃이 피어 있는데 『폭풍의 언덕』 끝 대목에선 히스클리프 무덤 근처에 피어있던 꽃으로 샬럿이 12월 추위 속 벌판을 헤매어 생의 마지막에서 앓고 있는 에밀리를 위해 꺽어 주었다
저자는 이곳에서 폭풍의 언덕을 한 페이지씩 다시 읽어주는 듯 생생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니 그 전율이 어떠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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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러시아, 타히티, 모로코, 중국, 일본의 문학 속 장소를 만나볼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탈리아 여행기』,『드라큘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달과 6펜스』, 『이븐 바투타 여행기』, 『설국』등 다양한 작품을 여행을 통해 저자만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작품이 탄생한 장소를 따라가다 보면 오래전 그 작품이 쓰인 당시의 역사, 문화, 철학을 함께 만나게 된다
저자는 그곳에서 느낀 감정을 시로 표현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문학으로 그 감성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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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여행은 일상이다
저마다 여행에 대한 열망과 필요를 내재하고 있다
그런 여행자로서의 일상이 무너진지 오래되었다
잠시 몸이 움직이는 여행 대신 이 책을 통해 마음이 움직이는 새로운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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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과의 만남,
내 안에 감추어진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을 위해
다시 여행을 꿈꾸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