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5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5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아이들의 욕망을 다루고 있어서 굉장히 몰입도가 높고 장별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짧게 하나씩 끊어 읽기도 쉽다. 우리 집에서는 매일 밤 한 챕터 정도 읽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도 폭발적이라서 한 챕터만 읽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내 목은 허스키~) .

어느 정도냐면 전천당 시리즈 1권을 시작했던 3월 초, 제일 첫 이야기 인어젤리을 읽었을 때의 극적인 반응을 찍어 두지 못한 게 후회가 될 정도다. 저녁 잠들기 전 시간을 이용해 아이들 앞에서 낭송해 주었는데, 개처럼 산만하던 아이들이 입을 다물었고, 얼음처럼 조용해지더니, 닥쳐오는 긴장에 절규했으며 급기야는 이불을 쥐여뜯었을 정도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방콕을 하고 있을 때 도서관도 갈 수 없었던 내가 그동안 읽으려고 벼려 두었던 전천당 시리즈를 4권까지 전권 구매한게 그나마 아이들을 텔레비전 등 미디어에서 구할 수 있었던 길이 되었다. (모든 권이 평타 이상이지만, 특히 1권은 옴니버스 형식의 책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장의 이야기가 다 명작이고, 수작이었다. 특히 쿠킹 트리를 잊을 수 없다.)

솔직히 이 동화는 아이들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읽었다. 정말 홀린 듯이 읽었다. 인터넷 서점 플레티넘인 내가, 작년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만 기백권인 내가, 문자 그대로 미쳐서읽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게 만드는 동화는 처음이었다. -물론 광적인 독서 몰입은 코로나 사태, 어디도 갈 수 없고,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특수한 고립적 상황이 배경으로 한몫했다.- 덕분에 나는 전천당을 아이들과 읽고 또 읽고, 유튜브 관련 영상도 찾아 보여주며 목마른 사슴처럼 헤매다 길벗 스쿨까지 들락날락거리게 되었고, 마침 5권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평단에 발빠르게 신청했을 정도였다. 쾌거!

직업상 좋은 동화가 있으면 몇 권씩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학습 능력을 신장시키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다. 그냥 애들과 대화를 나누고 수다를 떠는 게 좋기 때문이다.

<전천당>은 하브루타 방식의 질문 대화를 이끌어 내기 아주 좋은 책이다. 저자가 신비한 과자점 전천당에 방문하는 손님들을 아이들에 국한시키지 않은 점이 좋다. 그녀는 문제 많은 어른들도 손님으로 등장시키는데 베니코가 손님들에게 전해주는 신비로운 과자들은 사회적 문제와 욕망을 아이들에게 더 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어른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좌판을 열어준다.

예를 들어, 이번 5권에서 애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너도 언니 물건을 물려 받아서 창피했어? -너도 새 물건을 갖고 싶었니? (신제품 배지)-이 언니는 왜 자기 힘으로 돈을 벌지 않고 부자인 남자를 만나서 돈을 얻으려고 한 걸까? -우아한 태도를 지니는 숙녀가 되고 싶니? -갑자기 여자가 변했다고 남자가 떠나다니 심하지 않아? (숙녀 코코아) -너도 게임 속에 들어가고 싶었던 적 있어? -어떤 게임 속에 들어가고 싶어? (버추얼 배지) -만약 여자 순경이 아니라, 남자 순경이 꽃미남 마스크를 쓰게 되었다면 그 사람은 마스크를 벗고 싶어 했을까? (꽃미남 마스크)-너도 발표가 어려울 때가 있었어? 너도 미운 사람이 있어?(발표왕 주스)

과자점에 방문한 손님들이 선택의 기로, 도덕적 딜레마에 설 때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나눌 얘기들이 많아졌다. 사람을 만나지 못한 나도 내 욕심을 애들과 나누었다.

정말 좋은 책이다. 가끔 씩 나는 지금까지 나온 과자들 가운데 너는 어떤 과자를 가장 갖고 싶어?’ 라고 묻곤 하는데 아이들의 대답은 매일 달라지고, 내 대답도 달라진다. 그러나 내 마음 속 1순위는 무지개 물엿이다. 어른이 되어 잃어버렸던 맑은 마음을 되찾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번 한달 동안 내게 괜찮은 무지개 물엿이 되어주었다.

, 사은품(1-4권 시리즈 구매의)으로 받은 과자 도감완전 좋았다. 번역이 빨리 되었으면 한다.

 

여담이지만 길벗 스쿨 홈피에 가면 전천당 1권 학습자료가 있어서 독서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독서자료라지만 제일 좋아하는 과자는? 내가 마네키네꼬가 되어 새로운 과자를 만든다면?’ 같은 쉬운 질문이라서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독후활동을 하게 만드는 쉬운 자료다. 어머니들이라면 한번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