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뉴욕 수업 - 호퍼의 도시에서 나를 발견하다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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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뉴욕 수업 / 호퍼의 도시에서 나를 발견하다

곽아람

아트북스

 

 


“삶을, 예술을 바라보는 시야, 그 성장의 바탕에는 ‘호퍼의 도시’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 있었다.”


 

 

 

“디스 이즈  뉴욕 (This is New York)”

즉, ‘여기는 뉴욕이야’ 라는 이 말은 곽아람 작가님이 1년간 뉴욕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자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산다는 일의 축약본이었다고 말한다.

곽아람 작가님은 30대 후반의 나이로 십여년의 직장을 그만둔 후, 미국 뉴욕에서 1년간 ‘내 안의 강한 나’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나 스스로를 ‘교육’ 하겠다고 결심하고 온 곳이 바로 뉴욕행이었다.

난생처음 해외여행이 아닌 해외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과 배움, 성장이 이 한권에 꽉꽉 채워져있었다.

문득, 21살 나홀로 겁도 없이 ‘일본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도쿄로 떠났던 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어리면 어린나이었던 그때의 나. 더많은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간다면 곽아람 작가님처럼 많은 곳을 누비며 경험하고 싶다고 느꼈다.

젊었을 때의 풋풋함과 당찬 포부는 있었지만, 경험이 부족했기에 서툼이 많았던 나라면, 곽아람 작가님은 머리와 마음의 지식과 내공이 정말 풍부한 분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더 많은 공부를 해보고 싶었던 작가님의 포부답게 1년간 열심히 달려왔던 흔적들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시아 ‘일본’에서 살면서 인종차별은 겪은 적은 없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뉴욕’에서 1년간 살아간다는 것. 또 다른 나를 발견해나가는 기분일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 자신을 씁쓸히 바라보면서도 언잰간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겠지만, 그 매일의 순간들을 훌훌 털어내면서 좋아하는 미술작품, 공연, 공부를 통해서 내면을 성장시킨 작가님의 1년이 너무나 빛이 났다.

 

 

뉴욕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미국에서도 아이 친구 부모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에서와 비슷한 궤도를 유지하며 사는 것 같았지만, 맨해튼의 셰어하우스에서 나는 그저 뉴욕의 뜨내기일 뿐이었다. 자존심이 상할 때도, 참담한 심정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어디에 있든 간에 나는 나였는데, 예상 외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p. 13

 

 

 


 

미술, 아트를 사랑하는 나라답게 다양한 미술관, 전시회들을 접한 작가님은 자신의 상황과 경험들과 어울어진 미술작품들을 책에서도 소개한다.

아티스트들이 살아온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인생이란 무엇인가?’ , ‘나는 누구인가?’ 를 생각하며 깊이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에드워드 호퍼를 작가님의 특별한 화가가 되었다는데, 그림을 통해서 자신을 만날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건 낭만적인 일일 것이다.

어느 작품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나에게 잘 살고 있다고 건네는 위로같은 느낌일테다.

 

 


 

 

평소 나는 책으로 위로를 얻고 생각을 공유하는데, 작가님은 그림 작품 만큼은 특정한 장소에서 그림과 관람자 간에 관계를 형성한다고 이야기 한다. 해외에서 만큼은 많은 것을 바라보고 거닐고 경험하는 것 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뜻이다.

미술 강의를 들으며 만난 다양한 노년 학생들과의 교류들로 다른 사람들의 지나온 삶을 떠올리며, 앞으로 남은 삶도 값지게 살아내려는 노년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 다시금 되새겨본 시간이었다.

 

 

 

“벤쿠버의 나무들은 쉽게 쑥쑥 자라고, 수령 100년을 넘겨요. 토양도 좋고 물도 풍부하니까요. 대신 환경이 좋다보니 뿌리가 깊지 않아요. 그래서 몇 년 전 거센 태풍이 왔을 때 쉽게 쓰러져버린 거죠.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P. 223

 


 

세계에서 최고라 하는 도시 ‘뉴욕’

낭만적인 도시라 생각했던 나에게 작가님이 알려준 뉴욕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도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라는 한마디가 힘들고 지친 이민자와 외국인들에게 한스푼의 달콤한 위로가 되어주는 한마디였다.

 

 

‘내 안의 강한 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의 나는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라는 [데미안]의 핵심 구절, 그리고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는 괴테 [파우스트] 의 명구, 그 두 구절 사이에 어디쯤에 있다.    p.14

 

 


 

 

괴테의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는 구절이 이 책에서 내가 제일 와닿았고 약간은 슬펐지만, 고통없이는 성장할 수 없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방황하더라도 희망을 놓지않으려는 자세를 잊지 않아야겠다.

 

 

수많은 미술 작품과 전시회, 작가님의 이야기, 뉴욕의 거리들.

읽는 동안 행복했고 따뜻했다.

또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과 내안의 나.

인간은 다른 곳으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진짜 나를 발견하고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떠났던 일본에서의 나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작가님의 1년이 더 값지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고독과 외로움을 견디며 호퍼의 그림들과 다양한 작품 속에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는 작가님의 삶의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문득 새로운 나를 만나고 싶을 때, 내안의 나를 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면 바로 이 책!

 

 

 

직장인이 일터에서 각자 자기 일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고립’이고 ‘소외’일까? 우리는 호퍼의 작품을 외로움과 인간소외라는 키워드로 읽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해본다. 처음부터 활기찬 그림이라 인지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나는 일에 몰두한 웨이트리스에게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특유의 에너지를 느꼈다.    P.130

 

 

그림이란 결국 현실의 가난함과 고통스러움을 거르고 가려주는 장치가 아닐까, 이런 순간이면 그런 생각을 한다. 그렇게 월스트리트는 내게 한 폭의 그림이 되었다.    p.246

 

 

 

 

<이 도서는 컬처블룸 리뷰단으로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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