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지음, 강한 그림 / 엘도라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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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엘도라도

 

 


 


* 너무 떨거나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쉽사리 나태해지지 않으면서 매번 최선을 다하며 살 수 있을까?

 

* 무언가를 전공한다는 건 인생의 큰 토막을 저당 잡혀 사는 것이다. 목표가 들어앉은 삶에서 일상은 잿빛으로 변해 버린다. 어린 나이일지라도.     (p.3)


 

 

우아하고 여성스럽다는 인상으로 모든 소녀들의 로망인 직업 '발레리나'.  저자는 발레리나로 호명되기보다는 '발레전공자'로서 하나의 직업군이자 사회현상으로서의 발레에 대해 관찰해 온 풍경을 나누고 싶다고 전한다. 
매일 열 몇시간동안 연습을 하다가 하루 이틀만 쉬어도 바로 몸에서 알아차릴 만큼 피나는 노력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발레리나. 


책을 읽다가 발레리나 강수진씨 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트 선수였던 김연아 선수가 생각이 났다. 그들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연습들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이겨내고 감내했을까 라는 생각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물론 각자 자리에 있는 모든이들이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결코 아니다. 다만 한가지 분야에서 길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은 그들의 인생이자 삶이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한분야라고 해도 이곳 저곳 옮겨다니며 조금씩 새로운 도전과 방향으로 내 삶을 바꿔나가는 것이 지극히 우리가 원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가지 분야에서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것은 내면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정신력과 성실함 지구력이 바탕이 되고 내 삶이 녹아 하나가 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의 한계에 부딪히거나 내 장점보다 단점을 더 부각시키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내 자신을 깎아내리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수많은 연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면 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언제쯤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에 버틴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운동선수나 발레리나 같은 직업은 정말로 그 직업을 사랑해야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었다.


예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발레리나'가 생각났다. 둘째딸이 예쁜 튜튜치마를 좋아해서 보여준 적이 있었다. 춤을 좋아하는 고아원 아이가 수녀님과 어른들이 현실만을 가르치는 바람에 도망을 프랑스로 도마 가게 되면서 발레를 알게되고 누구보다 발레의 대한 열정으로 꿈을 이루어 나간 이야기다. 주인공처럼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역시 그 이상을 추구하는 현실속에 주인공 펠리시가 발레리나 무용단에서 좋아하는 발레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무척 즐겁게 봤었다. 춤은 제 인생의 일부이며 춤 때문에 살고 저 다워질 수 있는 이유라는 펠리시의 말이 가슴을 울렸다.  정말 좋아한다면 어떤 역경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현재까지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을...

 

* 끝이 정해진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건 생각보다 쉽다. 대학 입시도, 코쿠르도, 시험도 어쨋든 견디어 내지 않는가. 그러나 목표를 이룬 후에도 지치거나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은 어렵다. 지난밤에 갈채를 받고서도 아침이면 모두 무너뜨리고 연습실로 돌아와 첫 블록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릴 수 있는 이가 정상에서의 나태함과 불안함을 이겨 낸다.     (p.93)


작가는 발레리나로 살아가면서 느껴왔던 고충, 남들의 인식, 장인정신의 손길로 반들어진 슈즈와 치마가 어린아이들에게 그저 호기심과 예쁘다는 이유로 쉽게 주문하면 바로 받을 수 있는 이 현실에 조금 아쉬움을 갖는 듯 했다. 또한 갈고 닦은 노력의 순간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많이 좌절하고 힘들어 한다는 현실을 말해준다.
여성 누구든 겪는 일들이며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엄마라는 직업은 태어날 때 부터 지닌다. 시대는 바뀌었고 직업의 변화도 인식도 바뀌었다하더라도 육아는 엄마의 몫이 크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또 그로인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또다른 제2의인생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발레리나 인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내 친구가 이야기하는 것 처럼 느껴질만큼 공감도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내 어릴 적 주변에 발레를 전공했던 친구도 있었고, 성인이 되어서 취미 이상으로 좋아하여 발레를 인생중 하나로 삼고 살아가는 친구를 보면서 친구가 추구하는 삶과 목표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었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춤. 발레. 지루할 수 있겠고 지나가면 사라져버리는 춤이겠지만, 매일 차곡차곡 쌓아놓은 나의 열정과 노력들에 매력을 느껴본다면 평생 현재진행형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발레를 취미로라도 배워본 적이 없어서 읽는 내내 상상해보곤 했다. 수많은 관객들의 갈채를 받으며 무수히 노력했던 동작들이 흐트러짐없이 우아하게 표현될 때 그 짜릿함. 또 살이 찔까봐 매일 식단을 조절하며 피나는 노력으로 한마리 백조가 되기위해 애를 쓴 시간들이 박수갈채로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 그 순간을 나도 느껴보았다.
저자는 콩쿠르에서 조명에 비친 내 그림자가 아름다웠고 편안하고 충만했다고 한다. 고요함 속에 한마리 백조가 춤을 추듯.. 

 

 

 

 

우리는 어떤 일이든 참아내지 않고서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현실과 부딪히는 모든 것들로부터 조금은 관대하게, 느슨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갖춰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발레리나 정옥희 작가님의 일생의 에세이라서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을 수 없겠지만, 발레리나로서의 자긍심등을 느껴보면서 최선이라는 이름을 내 앞으로의 삶에 비춰볼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다.


"what a beautiful day, what a beautiflu lady wya don't you smile?"

 
작가님이 외국 유학시절 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승객에게 들었던 이 한마디. 내 스스로에게 조금 더 여유로울 수 있다면,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마음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주는 조언이라 생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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