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오늘 하루 - 일상이 빛이 된다면
도진호 지음 / 오도스(odos)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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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오늘 하루
도진호
odos


일상이 빛이 된다면..
잠시 멈춰 서면 다른 풍경이 보입니다.


서평단 이벤트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평소 사진찍는 것에도 관심이 많은데 도진호 사진작가님의 흑백사진들이 어떤 영감을 줄지 기대를 하며 읽어보았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여러가지 감정들과 작가님의 이야기가 어울어져서 나를 위로해주는 듯 하다.
흑백들로 빼곡한 사진들이 오히려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작가님의 말마따나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처럼 어지럽고 불필요한 감정을 담는 것보다는 좀더 차분하게 나와 세상을 바라보고 싶었다는 말이 너무 와닿는다.
세상은 정말 복잡하다.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나 내 생각들을 하기조차 버거운 요즘, 매일 한장의 사진과 내 기분을 끄적이며 담아낸다는 것.
굉장히 근사한 인생이야기이라고 생각했다.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보며 떠올릴 수 있었던 적은 언제였던가 싶었다.
내 감성은 어디에 있었지? 생각은 해야지 풍부해지는데, 자꾸 그럴 쳇바퀴처럼 바쁘게 살기만하고 무언가로부터 얻는 것들에 의지하는 매일.
하루하루에 감사하고 내 삶이 어제보다 낫길 바라는 마음으로,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무언가로부터 내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
한템포 쉬어갈 수 있는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 몽글몽글한 사진일기에세이.

사진도 훌륭한데다가 글들이 주는 따스함. 마치 작은 햇살을 선사해주는 기분이다.
매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주는 좋은 루틴을 만들고 싶어진다. 에세이 책을 읽을 때마다 나의 책 한권 쓰고 소장하고싶어지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절대비공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4월2일
살다 보면 무슨 일이든 명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별로 없어요. 지금 보이는 하늘은 하늘인지 아니면 건물 틈을 메우는 배경인지 헷갈립니다. 건물에 가려져 하늘도 하늘처럼 보이지 않는 뭐 그런 명확하지 않은 오후입니다.

5월 12일
담벼락에 찍힌 나뭇잎. 살아생전 인정받지 못한 화가의 흔적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째 그림자가 더 예쁜 것 같아요.

7월 12일
병원 주차장에서, 차를 타려다가 바퀴 밑을 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밟히지 않았어요. 삶과 죽음은 저렇게 한 뼘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걸. 좀 더 조심조심 살아야겠습니다.


8월 27일
무언가에 비친 모습은 진짜가 아닙니다. 자기 생각이 아닌 비친 모습을 진짜로 믿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자기 생각이 객관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8월 30일
가로등 불빛 아래로만 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땅은 온통 저젔는데 유독 조명이 비추는 곳만 더 내리는 것 같은. 가끔 그럴 때 있죠. 모두 힘든데 나만 더 힘든 것 같고, 늦은 밤 내리는 이 비에 모든 안 좋은 것들은 다 쓸려 내려갔으면 좋겠습니다.

10월 21일
가죽 커버가 벗겨지고 탁자 모서리는 닳고 닳아 만질만질합니다. 거기다 재즈 음악까지 흘러나오는 카페라니요. 왜 이런 곳은 집중이 잘 될까요? 낡았지만 사연 있어 보이는 카페에서, 나도 낡고 닳아가겠지만 편안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뭐 그런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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