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물이 내리는 정자 새싹 그림책 7
서동애 지음, 김혜화 그림 / 봄볕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단물이 내리는 정자

 

(서동애, 새싹그림책)

 

책은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 표지도 너무 예뻐서 눈여겨보게 된다. 꽃들에 둘러싸인 정자에 인자한 대감이 고개를 들어 정원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곳에 참새들이 지저귄다. 정자 앞에서 마당을 쓸고 있는 어린 하인이 심술이 난 얼굴로 참새를 보고 있는 모습이 정겹다.

<단물에 내리는 정자>는 전라남도 고흥의 감로정이라는 정자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라고 한다.

어우당 유몽인이 홍양현(지금의 고흥)으로 내려와 작은 정자를 지었는데 이름을 미처 붙이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정원의 나무에 단 이슬이 내렸다고 하여 감로정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서동애 작가가 그림동화로 탄생시킨 것이다.

동화는 옛날 홍양현 호동이라는 마을에 어우당 유몽인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며 어우당 유몽인은 조선시대에 많은 벼슬을 한 사람인데 가족을 한양에 두고 홀로 이곳에 내려와 잠시 머물러 있었다고 소개하는 글로 시작한다.

유몽인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동마을 고갯마루에 작은 정자를 짓는다. 정자가 완성되었으나 정자이름이 없었다.

어느 날 아침, 정자 정원에 참새 떼가 몰려와 울자 돌쇠는 시끄럽다며 훠이훠이 새들을 쫒아낸다. 이를 본 어우당 대감은 하찮은 짐승이라도 함부로 다루면 안 된다며 그냥 두라고 한다. 마을 아이들이 시끌벅적 놀아도 사람 사는 곳 같아서 좋다며 그냥 놀게 하는 어우당 대감은 성격이 온화하고 너그러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했다고 한다.

다음 날, 마을 아이들이 정원의 나무를 타고 놀다가 나뭇잎에 맺힌 이슬이 무척 달다고 소란을 떨자 어우당 대감도 이슬의 맛을 보고 놀라게 된다. 소문이 퍼져 많은 사람들이 정자로 몰려오게 되고 어우당 대감은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과 나눈 세상 이야기를 밤새 글로 남기게 되는데 이것이 <어우야담>이라는 조선시대 최초의 야담집이다.

어우당 대감은 정자마루에 서서 정자 이름을 생각하다 참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이슬이 달다, 이슬이 달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하여 어우당 대감은 정자마루에 올라 붓을 들고 정자이름을 감로당이라고 짓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감로당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엮어서 다음 기회에 꼭 한번 고흥의 그 정자를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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