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 흰 지팡이의 날 장수하늘소가 꿈꾸는 교실 6
함영연 지음, 구지현 그림 / 장수하늘소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함영연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를 읽고

 

우리 옆집에도 시각장애인이 산다. 처음에 이사 와서 인사를 하러 갔는데 문을 열어주신 분이 시각장애인이었다. 60대인 그 분은 불과 몇 년 전 오십대 중반에 황반변성으로 어느 날 갑자기 실명을 하셨다고 털어놓았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요즘 세상에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각장애인이 선천성이 아니라 후천성으로도 얼마든지 올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민우도 시각장애인이다. 민우도 18개월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았지만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서서히 눈이 나빠지자 병명을 알지 못한 채 안과에 다니다 작년에(10살 때) 완전히 눈이 멀게 된 경우다.

엄마는 그런 일이 아들에게 일어나자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겪어야 했다. 내가 잘못한 일이 많아서 벌을 받나 하는 자책감을 갖고 엄마는 앞으로 아들의 눈이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한 살 터울인 여동생 주리는 오빠를 이해하라며 감싸는 엄마에게 불만이 쌓여간다. 아빠는 이 다음에 민우가 커서도 생활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건축 현장 일을 하며 돈을 번다. 시각장애아를 둔 가정의 어려움이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아들의 눈이 되어주겠다던 엄마는 맹아학교에서 부모교육을 받은 후 민우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 하게 하도록 한다. 단호해진 엄마의 태도에 민우는 힘들어하고 그런 아들을 보는 엄마는 마음이 아프다.

병원에 다녀온 엄마는 민우를 위해 일일이 알아서 해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런 엄마에게 민우는 엄마가 자기를 돌보느라 지치고 귀찮아서 그런 줄로 생각하고 집을 나온다. 친구를 만나러 학교에 가지만 그곳에서 다른 아이들의 놀림을 받게 된다. 민수 앞에 모자를 놓고 맹인이 구걸하는 모습처럼 일을 꾸민 것이다.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수희가 이 모습을 보고 아이들을 제지하고 친구 희찬이를 만나 돌아온다.

엄마의 변화된 태도에 민우는 불만이 쌓이고 자기가 아주 쓸모없는 존재라고 자책하며 잠이 드는데 그 사이 엄마는 부엌에서 쓰러지고 가스 불이 타면서 음식 타는 냄새가 진동한다. 주리가 들어와 119를 부르고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혼자 해야 할 일이 많아진 민우는 당황스럽고 불안하다. 엄마가 위암이란 사실을 알게 된 민우는 이럴 때 앞을 볼 수 있다면 엄마를 위해 뭐라도 해줄 수 있을 텐데, 며칠만이라도 눈을 뜰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슴이 아프다.

엄마는 위암수술을 받았다. 누워있는 엄마를 위해 뭔가를 해 주고 싶은 민우는 엄마가 빨리 낫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너무 욕심 부리면 안들어 줄까봐 딱 하루만 앞을 볼 수 있게 해달라며, 엄마에게 죽을 끓여드리고 싶다고 간절히 기도한다.

민우가 스스로 하기를 원했던 엄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민우는 흰 지팡이의 날 단축마라톤에 참가한다. 민우는 이를 악물고 달리며 엄마에게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시각장애인에게 행해지는 비인격적인 시각과 태도, 편견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에게도 인권이 있음을 깨닫게 하며 장애인의 직업에 대한 인식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민우의 친구인 희찬이처럼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런 친구들이 늘어나 장애인 친구들과 따뜻한 마음으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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