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후루룩/북멘토희봄 글. 김유경 그림.엄마랑 아빠는 비밀 초대장을 받은 사람처럼 우리 몰래 축제 의상을 입고 대문을 나서요. 해가 고개를 내밀고 바다 위로 사이다 폭죽이 터지고 물비늘 융단이 펼쳐져요.뱃고동 소리가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배들이 동시에 먼바다로 입장해요.바다의 모든 것들이 축제를 즐겨요.포항 구룡포를 대표하는 모리국수를 소재로 한 동화책으로 지역음식을 다룬 신선한 소재의 책이라 아이와 함께 꼭 읽어보고 싶었던 “바다를 후루룩”.”바다를 후루룩“은 생동감있는 그림체와 함께 읽는 내내 나도 아이도 바다축제를 즐기는 기분이 물씬 들게 하는 책이었다.이른 새벽 엄마와 아빠는 축제에 가듯 작업복을 입고 부둣가로 나선다. 바다에 나간 엄마 아빠는 영차영차 그물을 끌어당겨 물고기를 잡아 올리고, 할머니는 엄마 아빠가 잡아 온 물고기로 흥정을 시작한다. 나는 집에서 할머니와 엄마, 아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이제 우리집만의 축제가 식탁에서 다시 열린다.포항 구룡포에는 어부들이 먹던 유명한 국수가 있다고 한다. 바로 모리 국수인데 모리 국수는 구룡포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와 그날 잡은 생선과 해산물을 넣어 만들어 먹던 국수라고 한다. “바다를 후루룩”은 모리 국수를 소재로 바다의 넉넉함과 풍성함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어부들의 하루 일과를 축제의 시작과 끝으로 표현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축제에 동참하게 하는 매력이 가득한 그림책이었다. 바다에서의 1차 축제가 끝이 나면, 가족들이 모두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족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2차 축제가 식탁 위에서 펼쳐진다. 엄마 아빠의 땀, 할머니의 흥겨운 흥정, 흔들흔들 바닷바람이 가득 담긴 뜨끈한 국물과 함께 국수를 후루룩~ 후루룩~어른들은 하루의 노곤함을 아이는 온종일의 기다림을 뜨끈한 바다 국수로 위로받고 풍성한 식재료를 제공해주는 바다의 넉넉함을 느낄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 가득했던 그림책이었다.어부들의 하루 일과와 바다의 하루를 아름답게 축제로 표현한 ”바다를 후루룩“. 읽는 동안 같이 축제를 즐기고 책을 덮을 때쯤엔 나도 국수 한 그릇을 얻어먹은 듯 마음 한 구석이 뜨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엄마는 새롭게 지역 토속음식을 알게 되어 반가웠고 넉넉하고 풍성했던 바다의 하루를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의미있던 독서였다. -도서만을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