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 친구 - 틱낫한의 평화 이야기
틱낫한 지음, 보-딘 마이 그림, 권선아 옮김 / 그린북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고양이와 쥐가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다면 인간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이 한 마디의 문구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싶었건만 이 책의 그 어디에도 고양이와 쥐가 어떻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다.
그 공존의 조건 내지는 방법을 기대한 나와 같은 경우라면 이 책의 무게는 무척이나 가벼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에 좋은 평점을 주고 싶다.
그 이유는 그림책으로서의 이 책의 가치다.
이 책은 글보다 그림으로 전하는 바가 더 크다.
글을 모르는 딸아이에게 그림만 보여 주고 무슨 그림인지 물었는데,
아이는 그림만으로 책의 내용보다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물론 평화스러움이 주는 안정감과 전쟁을 묘사한 그림이 주는 불편한 감정에 대해서도
자신이 느끼는 대로 엄마인 내게 이야기 했다.
“엄마, 산이 빨개. 사람들이 길다란 총을 가지고 있어. 피 나나봐.”
“경찰 아저씨들 표정이 무서워. 할아버지가 잘못했어? 왜 잡아가?”
“감옥이 이런 데야? 무섭겠다.”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좋아하나봐. 손 흔들잖아.”
그리고 이렇게 그림을 한 장 한 장 살펴 본 뒤에 내용을 읽어 주었다.
그러면 딸아이는 자신이 내용을 맞춘 것에 즐거워하면서 또 연신 질문을 해댄다.
“베트남이 어딘데? 전쟁 놀음이 뭐야?”
“평화롭게 살자고 그러면 바보야?”
“사람들이 편지 쓰면 감옥에 가두지 못해?”
딸아이의 질문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그런데 고양이와 쥐가 어떻게 친하게 지내느냐고는 묻지 않았다.
아직 딸아이는 고양이와 쥐가 천적관계라는 것을 모르니까
둘이 친구라는 것은 문제가 아닌 것이다.
딸아이가 좀 더 큰다면 나는 아이에게 묻고 싶다.
“당신 같은 보잘 것 없는 스님이 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하겠다는 거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
스님을 감옥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한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