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여행 떠나는 카페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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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집 소파라는 에이코. TV를 볼 때도 다리가 부었을 때도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왔을 때도 소파는 늘 제자리에서 에이코를 반겼다. 주말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안겨주는 소파였다. 애착 물건은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문득 쓸쓸함을 가중하기도 한다. 37세에 혼자 살며, 아이도 없고, 애인도 없고, 특별히 미인이라고도 할 수 없고, 취미다운 취미도 없다. 매일 회사에 가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잔업을 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소파 품에 안긴다. 소파 위에 있을 때 에이코는 선명한 행복감을 느끼지만, 덧씌워진 우울이라는 베일을 거두는 일에는 용기가 나지 않나 보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다 늘 다니던 길과는 다른 길을 지나며 카페 루즈를 발견한다.

”남아도는 게 시간이니 여기서 조금 쉬었다 가는 것도 좋겠다.“

소파를 벗어나 살랑거리는 언덕의 바람과 함께 쉼을 선택한 에이코의 모습을 상상하니 우울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것 같아 뒷이야기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카페 루즈에서 에이코는 6년 전 에이코의 회사에 다녔던 마도카를 만나게 된다.

“어쩐지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이야.”

마도카의 카페 콘셉트를 맞춘 에이코에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카페라며 매월 1일부터 8일은 여행을 위한 휴무라고 설명한다. 여행지에서 맛본 새로운 음식을 카페 루즈에서 재현하여 손님에게 여행을 느끼게 하는 게 마도카 여행의 목적이었다.

이 소설의 목차는 10개의 디저트이다. 디저트를 맛보는 순간 여행을 떠나는 신기한 카페에 소파를 잊은 그녀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마도카가 왜 이 가게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기는 입구인 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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