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클래식 라이브러리 8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순배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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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애자 작가로 부도덕하고 불결한 외설이라는 비난 때문에 2년의 강제 노동형에 처했다.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삶을 예술로 그려내기 위해 영혼을 판 대가는 처절했다.

늙은 화가 바질 홀워드는 도리언 그레이를 향한 사랑으로 초상화를 그리게 되며 그를 향한 집착은 심해진다. 도리언 그레이가 초상화를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이야기는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된다. 동성애부터 노화까지 초상화를 통해 일기 쓰듯 자신의 본모습을 그려나가는 부분은 예술과 죄악 사이에서 고뇌하는 오스카 와일드를 느낄 수 있었다. 날 선 사회적 비판을 아름다움이라는 주목할 만한 요소와 대치시키는 과정 또한 예술의 완성을 향해 달려드는 것 같았다. 초상화의 변화 과정에 영향을 미친 빠질 수 없는 인물 헨리 워튼 경은 아름다움과 감각의 만족을 추구하는 쾌락주의자로 도리언 그레이가 욕망을 탐닉하도록 부추기면서 타락에 빠지게 한다.

바질 홀워드는 내가 생각하는 나이고, 헨리 워튼 경은 세상이 나를 생각하는 나이며, 도리언 그레이는 아마도 다른 시대에 나라고 말한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떠올려 보면, 한 사람의 자아를 세 사람을 통해 그려내며 인간 본질의 유형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마주치는 열린 글을 써낸 오스카 와일드를 마주하게 된다.

“나는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온전하고 완전하게 살아내려 한다면, 모든 감정에 형식을 부여하고 모든 사유에 표현력을 더하고 모든 꿈에 현실성을 더한다면, 세상은 중세 시대의 모든 병폐를 잊고 환희 섞인 유쾌한 충동을 얻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분명 이 작품에 자신이 있었다. 당시의 비난에도 예술을 믿고, 아름다움을 믿고, 자신을 믿었기에 유일한 장편 소설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을 온전하고 완전하게 살아내려 한다면, 모든 감정에 형식을 부여하고 모든 사유에 표현력을 더하고 모든 꿈에 현실성을 더한다면, 세상은 중세 시대의 모든 병폐를 잊고 환희 섞인 유쾌한 충동을 얻을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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