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 : 초 단위의 동물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2
김병운 외 지음, 민가경 해설 / 열림원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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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의 젊은 작가 단편집 그 두번째 책인, <림: 초단위의 동물>을 읽었다. 제목의 ‘-림’은 ‘숲’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자 이전에 없던 명사라고 한다. 등단 여부에 상관없이 이전에 없던 이야기들을 갖은 젊은 작가들이 마음껏 작품을 풀어낼 수 있도록 지면을 내준 열림원의 단편집다운 제목이다. 기존에 알던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새로운 작가들의 이름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의 본문 편집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양끝 맞춤에 익숙했는데, 왼쪽 정렬로 문장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조판되어 눈길이 갔다. 처음에는 어색한 느낌이었으나, 집중하여 읽을수록 자연스레 흘리는 조판 방식에 오히려 가독성이 붙었다.
웹진 림 계정에 들어가보니, 같은 방식으로 텍스트가 흐르고 있었다. 웹진에 올라간 소설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책을 처음 받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강렬한 색감의 표지였다. 물성이 있는 책의 아름다움이란 정말 매력적이다.

여러 작가의 단편들이 엮인 몇몇 단편집을 읽을 땐, 본문 소설 외에도 기대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작가 노트’! <림: 초단위의 동물>에도 작가 노트가 나온다. 성수나 작가님의 작가 노트가 인상 깊었다. 청소년과 아이들에 대한 다정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외에도 아밀 작가님의 작가 노트도 매우 재밌었다. 하고자 하는 건 해내는 뚝심이 느껴졌다.

일곱 소설들 모두가 각각의 매력이 있었다. 모든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이전과 다른, 그러나 또 같은’ 몸들의 각기 다름이 재밌게 다가왔다. 그중 특히 인상 깊었던 단편은 <달리는 무릎>이다. 평소에 내가 자주 넘어져서 그런가 넘어지는 첫 도입부부터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다. 무릎에 살면서 달리기로 에너지를 얻는 외계인 이야기가 귀여우면서도 신비로웠다. 선생이 되면 돌아와서 자랑하겠다는 외계인을 떠올리며, 성공과 실패를 생각하지 않고 일단 뛰어드는 '몸'이 되는 주인공을 보며 나또한 어떤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요즘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소설들을 읽고 싶었다. 열림원의 젊은 작가 단편집 서평단에 선정되어 소설들을 읽으며 기대했던 바가 모두 충족됐다. 우리는 각기 다른 몸으로 살아간다. 각자의 기억, 기분, 감정, 빛깔들이 어우러진 몸들. 그 몸들로 살아가는 사회에서 보다 나아가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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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 한 문장

❝한편 인간은 초 단위의 시간에 살고 있다. 그것은 기계적 시간이자, 노동을 위해 발명된 시간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유일한 시간은 아닐 것이다.❞
- 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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