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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평점 :
" 커피, 작은 것 같지만 엄청난 것인거 알고 있나요? "
p.12. 이슬람 수피교도가 '욕망을 억제하고 수행에 정진하기 위해' 즐겨 마셨던 독특한 '검은 음료'. '커피'라는 이름의 이 음료는 역설적으로 17세기 유럽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며 유럽 전 세계 문화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이 책은 커피의 발견부터 그 커피를 자신의 나라에 안착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고 커피로 인해 역사가 바뀐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세계사 안에서 많은 이유로, 사건으로 바뀐다고 하지만 이 책은 '커피'를 둘러싼 이야기로 이전 시리즈의 분위기를 (제대로) 잘 반영되었다고 느껴졌다. 이전 시리즈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13가지 식물, 37가지 물고기, 21인의 위험한 뇌, 10가지 감염병'의 이야기로 핵심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흐름대로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사실 한때 커피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했기에 이 책에서 대부분은 아는 내용일거라고 살짝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내용과 내가 아는 커피에 대한 이야기(역사, 사용)는 일부일 뿐이었고 지식의 확장이였다. 커피가 좋아서 커피책을 많이 봐왔음에도 이 책은 소장하고 싶을 만큼 알찬 내용과 커피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 책이다.
가장 재미있게 본 편이 coffee story3에서 '영광의 자리를 홍차에게 빼앗긴 영국커피'이다. 영국하면 차(tea)로 유명하고 차(tea) 사랑은 언제든 볼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아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처음부터 홍차가 아니였던 것이다. 없는 것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영국은 '커피하우스'가 유용한 도구로 쓰였다. 그리고 이 커피하우스는 커피 한잔 값으로 사무실 대신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었고 '공론 형성의 장'을 마련했고 '사설 의회' 등등으로 이용되어 한때 폐쇄(반역)도 했었다. 그리고 1650년대부터 다시 열기시작하면서 학문의 장이 되고 상업(비즈니스)도 활발해지고 커피하우스의 매장은 점점 늘어나갔다. 그런데 이렇게 활발했던 커피하우스가 왜 줄어들었던 것일까?
->첫번째 문제점
p128,9. 남편이 허구한날 커피하우스에 들락거리는 것을 애태우던 아내들이 커피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위해 만들어낸 진귀한 팸플릿이다. (팸플릿 내용: 커피라고 불리는 재앙의 열매는 그것을 우리에게 가져다준 저 아라비아 사막과 마찬가지로 남자란 남자는 모두 성불구로 만들고 모든 것을 불모지로 만들어버립니다.)
-> 두번째 문제점
p.137,8. 커피하우스가 오로지 남성을 위한 제도이자 공간이었다는 점이다. (...) 아무리 남성 중심 사회라 해도 그 파트너인 여성의 찬성이 필요하다. (...)커피보다는 여성이 훨씬 중요할수밖에 없다.
이렇게 에피소드와 당시의 분위기, 상황,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주고 판에 밖힌 세계사보다 즐겁게 읽을 수 있기에 가독성 또한 높은 책이다. 자신이 목차를 보고 궁금했던 부분 먼저 볼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한 챕터가 끝나면 마지막 부분에 다음챕터로 넘어가는 힌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검은액체'의 음료인 커피. 당신은 얼마나 마시나? 얼마나 알고 마시나요?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자신이 들고 있는 커피나 에너지를 충천하기 위해 사러가는 커피가 다르게 다가 올 것이다. 우리가 먹는 커피의 역사를 타고 내려가서 알아야만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 커피가 나에게 오기까지 호기심으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올 여름 아이스커피(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재미있는 커피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그 시간이 더 두툼한 기분좋은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같이 봐요ㅡ
- 요즘 같은 시기에 아이스아메리카노 마시는 분.
- 아아는 무슨! Hot이 최고지, Hot아메리카노 마시는 분.
- 커피가 권력 중심에 놓여있던 것인 모르신 분.
- 커피와 나폴레옹의 관계에 대해 모르신 분.
- 커피가 산업혁명의 근간이 된 걸 아시는 분.
*사람과 나무사이 출판사 도서지원으로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