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음 시툰 : 안녕, 해태 1 청소년 마음 시툰 : 안녕, 해태 1
싱고(신미나) 지음 / 창비교육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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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형식이라 하룻 저녁동안 금방 읽었다.

싱고 작가님이 ‘마중 나가는 말’로 악수를 청하신다.

‘새로운 시 읽기의 물꼬를 터 보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시를 재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시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삽화‘에서 나아가 이야기로 꾸려 보면 어떨까,

혹여 ‘시툰’이라는 형식이 시의 선명함과 보편적인 해석을 방해하지 않을까‘

어떤 의도로 이 책을 만들었는지, 제작 과정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어떤 방향으로 보면 좋고 어디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볼지 길잡이가 되었다.

또한 어쩌다 책을 마주하게 되고 거기서 의미를 찾는 것도 각각이지만 작가는 사소한 것도 수많은 고민과 결정 끝에 책을 내겠구나, 처음으로 작가의 고됨이 조금 헤아려졌다.


책은 만화로 먼저 이야기가 진행되고 거기서 사용한 시가 소개된다.

만화로 먼저 만나고서 시를 보니 시가 참 반갑고 흥미롭고. 평소처럼 고리타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시는 가만가만 속도내지 않고 읽으면 여러 생각들이 피어난다.


이 책 중, 이시영 작가의 ‘성장’을 읽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

신미나 작가는 각각 다른 시를 하나의 이야기가 되도록 연결한 거구나. 대단하고 많은 정성을 쏟았겠다 싶었다.


누구나 읽어서든 들어서든, 의지든 무의지든 알고 있는 윤동주의 ‘서시’.

잔디와 해태가 윤동주 문학관에서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한 곳에 가서 윗쪽을 올려다보며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득 윤동주 시인은

하늘. 바람. 별. 시

이 단어를 형무소 안에 있는 위쪽의 창을 보며 생각했나 싶었다.

정말 많이 보기도 듣기도 한 시인데 이런 생각은 처음이었다. 이게 시를 그림에 접목시킨 영향인가 싶다.

실제로 후쿠오카 형무소에 하늘을 보는 공간이 있는지 모르지만 윤동주 문학관을 찾아보니 역시 책의 그림과 같은 구조다. 이 책의 장면을 보지 않고 실제로 가서 봤다면 오늘같은 생각이 들었을까.

언젠가 윤동주 문학관에 가서 그 하늘을 보면 이 그림이 생각나겠지. 이 느낌이 또 다르게 다가오겠지.

“그립다는 것은 당신이 언젠가 돌로 풀을 눌러놓았었다는 얘기”

이 책에서 소개하는 '뻘 같은 그리움'. 문태준 시인의 글이다.

‘그립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감정 뿐만 아닌 그 ‘순간’이, 이름 붙이지 못하겠는 그 ‘마음’이..

깊은 곳에 나도 모르게 남아있는 그 순간이, 마음이 그리움이 되어 스며온다.

참 마음을 알아주는 글귀다.


평소 시는 찾아 읽지 않는데 만화로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으니 읽기가 쉬워서 책 한 권을 읽었다는 뿌듯함을 얻고, 여러 시도 쉽게 만나게 됐다.

읽었던 시들을 가만히 다시 보며 작가님이 청했던 악수를 잡는다. 시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는 걸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중에서 제일 아픈 건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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