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딸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가끔 저를 당황스럽게 할때가 있습니다. 아직 어리게만 생각하고 예전처럼 아이의 감정보다는 제 감정이 앞서고, 제 생각이 더 앞서서 행동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제 모습을 다시 반성하게 됐습니다. 롤라는 ’완두콩 호’에서 살고 있는 여자아이 입니다. 겉모습은 좀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도 마음만은 이미 성숙한 아가씨 같지요. 전 이 아이의 행동들이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고, 오히려 사랑스러워보이고 그때 그때의 감정들이 참 솔직하게 표현되면서 또 아이만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는게 읽으며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저희 아이가 아주 반듯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잘 정돈된 아이라면 저도 롤라를 보면서 이런 엉뚱한 아이는 싫어했을텐데 속으로는 너무 좋고 갖고 싶어도 겉으로는 싫다고 이야기하고, 자기 나름대로는 아빠와의 의리를 지키고 싶어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엄마의 새로운 남자친구가 싫지만은 않은 그런 미묘한 감정들의 표현이 눈여겨봐졌습니다. 아이들에게도 항상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와 그 부분을 이해하기까지는 시간과 여유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다양한 가정의 모습과 또 친구들의 모습. 무조건 나와 다르면 피하기 보다는 이해할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저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해 주는 동화이고, 아이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상황을 좀 더 깊게 보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성장동화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에서도 느껴지듯 편안하게 보이는듯 하면서 독특한 점들이 있습니다. 이야기를 상상하며 읽을 수 있게 해주면서 읽는 사람도 함께 그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