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은 소개 글이 호기심을 확 불러일으켰다.
활자 중독증이 있는 독서광 소녀와 활자 알레르기가 있다는 소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렇게 책을 싫어하는 사람이 도서실에 어떻게 빠져드는지도 무척 궁금했다.
책에 대한 흥미는 일도 없이 단지 편안해 보여서 선택한 독서 동아리. 아라사카는 그런 마음으로 선택했지만 황당하게도 도서신문 편집장이 되고 만다. 그리고 그와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후지오라는 소녀와 함께.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말하지 못할 정도로 독서에 관심 없는 아라사카에게 도서신문을 만들라니! 사서 선생님은 그처럼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읽을 수 있는 신문을 만들자는 취지였고 그날부터 아라사카의 고민은 시작된다.
과연 그런 아라사카가 그 일을 어떻게 해낼까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예상외로 그는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신문 제작을 하게 되고 책만 보는 은둔형 외톨이 같았던 후지오는 책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그가 궁금해하는 책들의 줄거리나 그녀만의 독특한 해석들을 척척 내놓는다.
생각보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두 사람.
그리고 그가 독서 감상문을 부탁한 세 명의 독특한 인물 들.
연애소설에 자신을 상황을 투영하는 같은 반 친구, 자신의 죄를 알리고 싶어 하는 미술부 선배, 그리고 죄책감에 힘들어하며 뭔가 답을 찾고 싶었던 어딘가 많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생물 선생님.
세 사람의 독서 여정은 그냥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 주인공 아라사카와 후지오는 각자 다른 관점을 보이기도 하고 또 책을 통해 그들이 상황을 좀 더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이야기를 인생의 카탈로그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언젠가 자신에게 닥칠지 모를 인생의 난제나 어느 시점에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을 보여주는 견본 같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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