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 출처가 불분명한 초단기 투기자본이 돌아다닌다는 정보에, 자금 세탁을 의심한 워싱턴 세계은행 지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투입된 세계은행 조사 요원 김인철. 미심쩍은 대규모 자금을 조사하던 때 살인으로 의심되는 사건을 만나고 예리한 감각으로 그것을 눈여겨보던 그는 그 죽음과 자신이 쫓던 자금과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진실에 조금씩 다가갈 때 만난 독일에서 출신 최이지. 그녀는 냉철한 판단력과 지적 능력으로 한국의 문제를 콕콕 집어낼 뿐 아니라 그 해결책까지 제시하며 그를 매료 시킨다.
그리고 또 한 명의 FBI 요원 아이린. 아름다운 외모와 넓은 시야를 가진 지적인 여자. 그는 아이린과 같이 사건을 해결하며 점점 진실에 다가서지만 어느 날 아이린은 사라지고 그는 위험에 봉착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될 수 있는 세상. 그 무섭고도 복잡한 상관관계를 어쩌면 이렇게 명확히 그려낼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의 속내 그리고 거기에 더해 북한과 러시아, 일본까지 모두의 속을 꿰뚫어 보는 그의 매서운 눈은 역시 김진명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 그리고 실제 사건과 가상의 사건을 절묘하게 버무리며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문제와 그 해결점을 이야기하는 방식의 소설.
이번 소설은 훨씬 복잡해진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집으며 한층 깊어진 세계정세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 더욱 놀라움을 느꼈다. 거기다 최이지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제시하는 사회문제 해결 방식은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만 이야기했다면 자칫 지루해질수 있던 곳에 두 명의 매력적이고 지적인 여성을 등장시켜 그와의 로맨스까지 더해지니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첫 소설부터 한 번도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작가 김진명의 '미중소설'.
2권의 책이 합권으로 한 권으로 나와 제법 두툼한 두께지만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페이지터너였다.
애국만을 강조하는 촌스러운 소설이 아닌,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그 사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까지 제시하며 독자의 눈높이를 한 층 올려준 소설 '미중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