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쌍곡선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고시바 쌍둥이 형제는 일본 시내를 돌아다니며 절도를 저지른다. 특이점이 있다면 둘은 장갑을 끼고 얼굴을 모두 드러내놓고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 마치 내 얼굴을 다 보라는 듯 말이다.

여러 곳에서 신고가 들어오며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되지만 둘 중 누구 진범인 지 구분해 낼 수 없다.

얼굴은 찍어낸 듯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에다가 옷도 같은 옷을 입었으니 더욱더 구분 불가. 결국 경찰은 그들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면서도 잡아들이지 못한다. 한 명은 주범이고 한 명은 공범이겠지만 의심만으로 체포는 불가능하다.

쌍둥이 형제는 이점을 악용해 트릭을 써가며 경찰을 따돌리고 점점 범죄 수위를 높여가는데.

같은 시각 도쿄의 여섯 명의 남녀는 행운의 초대장을 받는다.

호텔 관설장이 보내온 초대장. 외딴곳이긴 하지만 스키를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무료다. 여섯 명의 남녀는 흥분을 안고 호텔을 방문한다.

친절한 관설장과 맛있는 식사가 있고 눈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

하지만 볼링장에 볼링핀이 아홉개뿐이다.

분위기는 점점 으스스 해지고 한 명씩 사람이 죽기 시작하며 그때마다 볼링 핀도 하나씩 줄어들다. 범인은 표식을 남기며 앞으로의 살인을 예고하는데.

휴대폰도 없는 시대에 전화는 끊기고 유일한 교통수단인 설상차가 고장나고 스키가 모두 부러지며 분위기는 점점 암울해져만간다.

                      

처음부터 작가는 쌍둥이를 활용한 트릭임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이상했다.

한 가지 사건은 분명 쌍둥이가 주인공이지만, 동일 분량의 다른 사건은 전혀 다른 사건 같았다.

하지만 완전히 분리된 것 같았던 두 사건이 실은 공통된 원인이 있었고 진짜 범인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 놀라웠다.

1930년생 작가의 1970년대를 배경의 이야기인 정통 클래식 미스터리 소설 '살인의 쌍곡선'.

오래된 고전 추리소설 느낌이 물씬 풍긴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 궁금증에 쉼 없이 독자를 달리게 한다.

읽는 내내 범인을 추리했지만 거듭된 반전으로 인해 전혀 결말을 예상치 못했다.

사회에 갖는 우리의 사소한 무관심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 누군가에겐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아픔이 되는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작은 트릭에 사람이 얼마나 쉽게 속을 수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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